사회는 교실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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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번 교육주간의 표어는 「사회는교실이다」 다.
그 표어는 슬로건치곤 매우 의욕적이고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있다.
「배우는 곳」을 단지 학교안에 있는 「교실」 로 국한하는 통념보다는 우리가 사는 사회자체가 「교실」 이라는 주장이 수긍되는 바 크다
원초적인 의미에서 교육은 그 사회의 소산이다.
사람이 태어나 고고의 소리를 외치며 울기 시작하고나서 먹고 마시며 사는것들은 결국 부모와 친지, 이웃들로부터 배워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 배움의 과정이 원시공동체의 사냥법이 되건 문명된 사회의선진기술 습득이 되건 그 차이는 별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결국 인간의 사회화 과정이며, 사회에 공헌할수 있는 필요한 인간구성원의 교육일 밖에 없다.
그럼에도 새삼스럽게 「사회가 교실」 임을 강조하게된 현실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있음을 볼수가 있다.
우선 학교의 교실이 교육에 성공적인 결실을 얻지못하고 있다는 반증도 있다.
오늘의 사회에시 주로 교육을 떠맡고 있는 기능이 학교인데, 현실적으로 학교가 제구실을 다하지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을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학교도 사회라는 테두리안에 있는 한 기능이기 때문에 사회라는 유기체가 온전하지 못한데 오로지 학교만 건강하게 제구실을 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흔히 학교안의 교실에서만이라도 아름다운 교육이 이루어지고 정의와 인도의 세계상이 실현될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 교실안에 들어가는 학생들이나 교사들은 곁국 학교밖 사회에서 자고 먹고있는 사회의 일원들일 뿐이다.
그런만큼 우리의 학교가 건전하게 운영되고 거기서 바른 교육을 가능하게 하기위해서는 학교밖의 사회가 함께 품위있는 인간적인 삶을 유지하는 곳으로 되지않으면 안된다.
사회자체의 건강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물론 건강한 사회는 건강한 개인들로 이루어진다. 한사람 한사람의 건강은 필수적이지만 「구술은 꿰어야 보배」 이둣이 성원사이의 일체감은 더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감정과 의식이 만족가운데서 자발적인 유대와 신뢰로 뭉쳐질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는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치열한 이기주의, 금전만능, 부신과 부공정이 미만한 사회의 전형이 되었다. 개인들의 협동과 신뢰대신 불화와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때문에 「사회를 교실」로 강조하는 경우에 우리의 불안은 더 커질수도 있다.
학교의 교실이나 사회의 교실이 모두 병든 상황이라고 보기때문이다.
그런 상황은 일찌기 「에리히·프롬」 은 「시장적 인간상의 교육」으로 평한 일도 있다. 적응에 능하고 기회주의적이며 무원칙한 인간들을 길러내는 교육이 학교와 사회의 「교실」에서 이뤄지고 있다면 서글픈 일이다.
지금 우리는 「사회는 교실」 이란 명제가운데서 참된 교육의 사명을 통감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교육주간의 과제는 바로 학교울타리 안에서 만이 아니라 사회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도 바른 인간상을 추구하는 교육이 모든이들의 노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임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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