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장의 고질 판정시비-관중난동|이대로 둘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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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로야구에서 판정시비의 추태가 또다시 독버섯처럼 번져 큰 물의를 빚고있다.
감독과 선수들은 심판판정에 일일이 시비를 걸며 경기시간을 지연시키고 심판들도 소신없는 판정으로 끌려다니다가 다시 판정을 번복하는 사태가 잇달아 일어나 관중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있다. 프로야구가 출범 4년째 접어들었건만 이러한 고질은 사라지지 않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이러한 거듭된 사고는 각 팀의 과열경쟁에다 심판에 대한 불신감, 피해의식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또 홈팀만 응원하는 일부 극성팬들의 과격행동도 큰 문제거리로 지적되고 있다. 적지 경기에서 유리병 세례를 받은 팀은 원정경기를 갖기가 두렵다고 호소할 정도다.

<판정시비의 사례>
▲지난 4일 부산의 롯데-해태전에서는 홈런시비로 43분간이나 경기가 중단돼 선수단을 철수시킨 해태 김응룡(김응룡) 감독이 올시즌 처음으로 퇴장 당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날의 시비는 2회말 무사 1루에서 롯데5번 김용희(김용희)가 날린 투런 홈런 여부를 놓고 해태 김응룡 감독이 이의를 제기, 선수단을 철수시켜 43분간이나 중단된 끝에 속개, 해태가 13-4로 대승했다.
김용희의 홈런이 워낙 큰 아치여서 좌측폴을 훨씬 위로 날아가자 3루심 남창희(남창희)씨가 좌익선심(박호성)의 사인을 받아 홈런 신호를 보냈던 것.
이에 대해 김응룡 감독은『혼런 시그널은 선심이 해야 하는데 왜 3루심이 하느냐』며 항의, 선수단을 덕아웃으로 철수, 경기가 중단됐다.

<김응룡감독 출전정지>
▲4일 동대문야구장에서 벌어진 OB-삼미전에서도 9회말 OB 구천서(구천서)의 수비방해를 놓고 김양경(김양경) 2루심이 신속한 판정을 내리지 않아 49분간이나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해태 김응룡 감독에 대해서는 벌금 20만원과 2게임 출전정지 처분, 그리고 2루심 김양경씨에 대해서는 10만원의 벌금을 가했다.
▲지난달 13일 OB-해태전(광주)에서 해태 김일권의 하프스윙을 놓고 OB가 항의했다. 또 같은 날 삼성-삼미(인천) 전에서도 1회초 2사 1-3루에서 삼성 김용국(김용국) 타석 때 1루주자가 견제구에 걸려 아옷되는 사이 3루주자의 홈인을 득점으로 인정했다가 다시 취소하는 등 판정번복 사태가 있었다.
▲지난1일 해태-OB전(동대문)에서도 OB 6번 구재서(구재서)의 중견수앞 안타에 대한 판정시비로 3루측 스탠드의 관중들이 그라운드에 병을 던지는 등의 사태로 경기가 1시간5분간이나 중단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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