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시 어린이 대상 받는 서울 신상도국교 6년 강병승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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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저만 한게 아니예요. 우리반 친구들 모두가 상을 받아야 하는건데….』
어린이날 서울시 어린이대상을 받게 된 강병승군(12·서울 신상도국교 6년)은 통통한 얼굴에 활짝 웃음을 띄며 뒷머리를 긁적인다.
전교부회장·학급반장인 강군은 어려운 처지의 반친구 2명을 자신이 주동이 돼 도와왔다.
『한명은 5학년때 부터 같은 반이었고 다른 한명은 6학년에 올라와 알게 됐는데 수업시간에 기운이 없이 자주 졸잖아요. 알고보니 새벽에 신문배달을 한대요.』
강군은 학급회의를 열어 두친구 돕기운동을 벌이기로 급우들과 결의했다.
학급친구들이 조를 짜서 새벽마다 신문배달을 도와주고 순번제로 도시락을 준비해 주었다. 지난 3월초에는 학용품을 학급친구 58명이 준비해 두친구에게 전달했다.
『돈으로 주는 것보다는 선물이 나을 것 같아 선물을 주기로 했어요』
강군은 친구를 돕는 일 말고도 매주2∼3회씩 학교가 끝난후 친구들과 동네의 백합할머니 노인정을 찾아 청소도 하고 할머니들의 말벗이 돼주기도 한다.
강군의 선행은 자신이 어려운 환경에 있기에 더욱 갸륵하다고 주변에서 말하고있다. 4학년때 건축자재업과 의류제조업을 하던 아버지 강명호씨(43)가 사업에 실패, 어머니가 전자부품공장에 취업, 상도동 산동네에 월5만원 짜리 방1칸을 빌어 누나등 4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생활이 어렵다고 마음까지 가난해질수는 없죠 .』나이답지 않게 의젓한 강군은 경제학을 배워 경제관료가 되는것이 꿈.
강군은 도움받고있는 친구들의 이름을 신문에 내면 안된다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이덕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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