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글러, 헌즈에 3회 KO승|1회 시작 되자마자 몰아붙여, 11차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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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라스베이가스(네바다주)=외신종합】 『20세기 최후의 빅이벤트』는 「마빈·해글러」(31)의 무참할이만큼 참혹한 KO승으로 끝났다.
세계미들급 통합챔피언인 「해글러」는 16일 낮 라스베이가스 시저스팰리스 특설링에서 벌어진 타이틀매치에서 도전자 「토머스·헌즈」(27·WBC슈퍼웰터급챔피언)를 공이 울리면서부터 밀어붙인 끝에 3회2분1초만에 통렬한 TKO승을 장식, 11차방어에 성공했다.
이날 「링위의 미치광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해글러」는 1회공이 울리자마자 마구 밀고 들어가 맞받아치는 「헌즈」와 근래에 드문 숨막히는 난타전을 전개, 경기장을 꽉메운 1만5천여명의 관중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신장과 리치에서 우세, 아웃복싱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 「헌즈」는 「해글러」가 미친듯이 밀고 들어오자 과감히 맞받아쳤으나 맷집에서 달려 고전, 그로기상태에까지 몰렸고 공이 살려줬다.
「헌즈」는 2회부터 아웃복싱으로 계속 몰아붙이는 「해글러」의 공세를 피하려 했으나 막판에 또다시 로프에 몰리는등 KO직전의 위기를 맞았다.
3회들어 「해글러」는 이마가 찢어져 경기가 잠깐 중단되기도 했으나 이미 타격이 커 다리가 꼬인 「헌즈」를 계속 맹공, 오른쪽 스트레이트를 「헌즈」의 왼쪽 관자놀이에 2차례 명중시키자 「헌즈」는 마치 고목나무 쓰러지듯 넘어지고 말았다.
「헌즈」는 겨우 일어났으나 「리처드·스틸」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헌즈」는 수분간 정신을 못차리고 자기 코너에 앉아 있었다.,
「해글러」는 경기가 끝난 뒤 『여러분이 투자한만큼 즐겼다면 좋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로써 「해글러」는 61승(51KO)2무2패, 「헌즈」는 40승(31KO)2패를 각각 기록하게 됐다.
이날 대전료로 「해글러」는 5백60만달러(약48억원), 「헌즈」는 5백40만달러(약46억원)를 각각 받았다.
「해글러」는 이날 승리로 지난 77년이래 9년동안 36연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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