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도 절반이 더민주…새누리 텃밭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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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렸던 서울 강남 지역의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4·13 총선 개표결과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8곳 선거구 중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구는 5곳(서초 갑·을, 강남 갑·병, 송파 갑)이었다. 나머지 강남을, 송파을·병 등 3개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강동구를 포함해 강남 4구로 범위를 넓히면 10개 지역구 중 5개 지역구만 새누리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강남 4구 지역구의 절반이 더불어민주당 몫으로 돌아간 셈이다. 19대 총선 때는 강남 4구 지역구(당시는 9곳) 중 단 한 곳만을 빼고는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강남을의 경우 지난 14대 총선(1992년) 당시 민주당 홍사덕 후보가 선출된 이후 진보성향 후보가 당선된 것은 24년 만이다.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오전 강남을 후보였던 전현희 당선자를 업어주기도 했다. 전 당선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강남을 유권자와 국민의 승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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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左)와 전현희 당선자(右). [중앙포토]

‘강남=보수' 공식이 깨진 이유는 선거구 개편에 따른 영향과 젊은층의 투표참여 증가 등이 꼽히고 있다. 기존 강남을 선거구가 을과 병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을에 개포와 일원, 수서, 세곡동 등이 포함된 점이 개표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개포동 등은 강남 3구 내 다른 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이 적은 지역이다. 여기에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늘었고, 공천 파동 등으로 인해 기존 새누리당 지지자의 상당수가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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