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어뢰정 인수 우리측 대표 가야산호 함장 김광우 경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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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공측은 우리가 그들의 승무원과 어뢰정을 인도해 주는 그 사실 자체에 큰 의미를 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승무원이나 시체를 확인하도록 제의했으나 그냥 됐다며 인수서에 서명을 하더군요.
중공어뢰정과 승무원의 인수인계에서 한국촉 대표로 역사적인 임무를 마친 해양경찰대 군산지대소속 제258 경비함, 가야산호 함장 김광우경감은 28일 자신의 생애 중 가장 보람 된 날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함장은 지난 22일 하오9시쯤 군산해역을 경비하던 중 제6 어성호가 하왕 등도 까지 끌고 온 중공어뢰정을 예인하라는 명령을 받고 곡진파 등 2멍의 부상자를 1차로 군산에 호송했으며, 2차로 승무원11명과 어뢰정을 군산 외항까지 예인했고 28일에는 이들을 다시 중공측에 인도했다.
중공해군장교들은 계급장이 없어 상하 구별이 쉽지 않았으나 자기들끼리는 엄연히 서열이 있었다고 했다. 23일 곡진파 등 부상자 2명을 호송할 때도 『누구 같이 갈 사람 없느냐』고 했더니 고지명이 당당히 나섰다는 것.
그 후 고는 군산호텔에 머무르는 동안에도 관계자들과 대화에 줄곧 앞장 서 왔었다.
28일 인수인계과정에서도 중공측대표로 나온 주홍희 북해함대 참모장보다 직함을 끝내 밝히지 않은 부대표 왕서충이 실질적인 책임자 같았다고 했다.
왕은 인수인계과정에서 일절 입을 떼지 않았지만 주는 서명을 하기 직전에 왕의 표정을 살핀 뒤 왕이 고개를 끄덕하자 사인을 했다고.
경남거제 출신인 김함장은 통영수산고교를 나와 육군법장으로 입대한 후 68년 해양경찰대 순경으로 투신했다.
17년간 갈매기를 벗삼아 물위에 떠다니느라 가족과는 1년에 2∼3번 정도 만나며 84년2월 경비함 함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한달에 5일간 해상근무를 하고있어 지난 1년동안 부산시 사직동에 따로 사는 가족과는 딱 한번 만났다고.
그러나 그는 연안해역을 경비하고 우리 어선들의 어로작업을 보호하는「사명」 때문에 사생활은 당분간 희생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함장은 경비함 옆구리에 어뢰정을 메단 채 중공 초계정704함과 계류하는 작업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힘든 일이었지만 대원들이 합심해 3번씌이나 계류를 시킴으로써 이를 지켜본 해군관계자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해경대258 남상="김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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