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前총리 국민대서 특별강연, “교육·사회 분야 혁신 필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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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대학교(총장 유지수) 경영대학은 지난 4월 7일(목) 국민대 경영관 콘서트홀에서 경영대학 취업DAY를 개최하였다. 이 날 행사에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前 국무총리)이 <동반성장과 한국경제> 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하였다. 정 이사장은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대학교육을 통한 ‘교육혁신’과 부정부패의 구조를 타파하는 ‘사회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대 경영대학 취업DAY 개최

□ 본 행사는 정 이사장의 특별강연에 이어 박준상 KBS 굿모닝팝스 작가의 “스마트한 자기 경영법”, 이동진 前 LG전자 채용팀장의 “기업을 설득하는 면접전략” 등의 발표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유통·보험·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선배들의 간담회를 통해 진로 선택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였다.

동반성장과 한국경제 (요약)
정운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2016.04.07.

Ⅰ.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Ⅰ.1 한국사회의 위기와 기회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빠른 산업화와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냈고 민주화를 통해 독재와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쟁취하였다. 그러나 산업화, 민주화로 이어진 성공은 미완의 성공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통일과 일류국가로의 도약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Ⅰ.2 한국경제의 명암

일류국가가 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국력을 내실 있게 키워야 한다.

경제부문에서 한국사회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밝은 면을 보자면, 한국은 세계에서 인구가 5천만명이 넘으면서도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가 넘거나 근접한 오직 7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어두운 면은 저성장과 양극화다.

우리 사회의 의식수준은 지금까지도 지난 반세기 동안의 선성장 · 후분배의 관성 또는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이한 우리 사회가 양극화의 개선 없이는 성장 둔화를 피할 길이 없다. 동반성장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Ⅱ. 우리의 길은 무엇인가?: 동반성장의 원리와 시책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계적인 완전 평등은 가능하지도 않고, 어떤 의미에서는 바람직하지도 않다. 성장하는 산업이 있으면 사양산업도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한 분야의 성장 효과가 그 분야에만 고이지 않고 다른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는 순환이다.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각 부문이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서 선순환 하도록 하는 것이 동반성장의 요체이다.

Ⅱ.1 동반성장의 원리: 국민경제의 선순환

국민경제의 선순환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면, 두 가지 흐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부자 · 대기업 · 성장산업 등 선도부문의 성장 효과가 아래로 잘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낙수효과(top-down track)라고 부를 수 있다. 둘째, 하도급 중소기업 · 비정규직 노동자·영세 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분수효과(bottom-up track)라고 부를 수 있다.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낙수효과와 분수효과의 선순환적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개개인의 의식과 행동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법제도와 관행을 혁신해야 하는 지난한 과제이다. 그러나 다른 길은 없다.

Ⅱ.2 동반성장을 위한 구체적 시책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 · 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이루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히 요구된다. 당장 실천하기 쉬운 것으로는 우선, 초과이익공유를 꼽을 수 있다. 둘째,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하여 대기업이 더 이상 지네발식 확장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정부가 조달청을 통해 재화나 서비스를 조달할 때 일정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도록 하는 등의 노력이 당장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중소기업 위주의 신산업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Ⅱ.3 노동시장 정상화와 증세

비정규직의 근로조건을 향상·안정화시키면서 궁극적으로는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촉진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꾸준히 인상함과 동시에 그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한 근로감독의 강화 등 노동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도 더 이상 늦추어서는 안 된다. 증세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

Ⅱ.4 동반성장의 과실과 사회공동체 운영원리

이러한 동반성장의 원리와 시책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성장이 촉진되고 지속적 성장의 기초가 된다. 둘째, 동반성장은 양극화로 인한 사회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동반성장은 21세기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Zeitgeist)이다. 동반성장에 성공하면 한국경제가 새로운 시대로 도약할 수 있다.


Ⅲ.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사회·정치 혁신

Ⅲ.1 교육혁신

미래를 이끌 핵심역량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인재들이다. 이러한 핵심인재들은 어떻게 육성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우수한 교육이다. 우수한 교육이란 낯선 상황, 나아가 위기에 적응하는 능력과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을 갖춘 미래의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교육이다. 스트레스가 과중한 학생들의 심신을 건강하게 길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창의력은 육체적 힘만큼 또는 그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로, 교육이 새로운 세대에 함양해야 하는 특성이다. 대학의 숫자와 그 규모를 줄여야 질 중심의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대학교육을 기대할 수 있다.

Ⅲ.2 사회혁신

우리 사회가 양극화의 나락으로 빠져든 보다 근원적인 이유는 우리 사회의 질서 자체가 서서히 붕괴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맨 밑바닥에 불의와 부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본다. 부정과 부패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거대한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 부정과 부패의 구조를 깨야 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화해와 평화가 “정의의 결과”임을 분명히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진정으로 화해할 수 있고, 사회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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