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연극·오페라도 즐기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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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그동안 너무 잘 나가는 바람에 고객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했습니다. 불황을 고객서비스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현대백화점 하원만(河元萬.56.사진)사장은 이번 불황이 백화점 업계가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河사장은 백화점들이 '상품판매'라는 1단계에서 벗어나 '고객생활 윤택'이라는 2단계로 접어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월 백화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현대백화점에서 사장이 됐다.

-반년 동안의 소감은.

"처음 한달은 왜 하필 이렇게 어려울 때 백화점을 맡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을 고쳐먹었고, 임직원들에게도 항상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불황을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는다면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

-향후 경영목표는.

"정몽근(鄭夢根)회장이 얼마 전 '고객에 대해 더욱 신경쓰라'는 짧지만 의미있는 지시를 내렸다. 단지 물건만 산다면 굳이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된다. 할인점 등이 제공하지 못하는 혜택을 줘야 고객들을 붙잡을 수 있다. 그 혜택이란 쇼핑을 통해 고객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다른 백화점과의 차별화 포인트는.

"고객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다. 지난해 8백여회에 걸쳐 연극.오페라.교양강좌 등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문화행사를 더욱 다양하게 늘려갈 생각이다."

-임원들이 매장을 찾는 횟수가 부쩍 늘었는데.

"최근 임원회의에서 사무실에 앉아 있지만 말고 매장에 나가 고객들을 만나라고 지시했다. 고객들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면서 쓴소리를 들어야 고객 만족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를 위해 임원들에게 스피치 연습, 매너 교육 등을 시키고 있다. 고객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면 백화점도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왔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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