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 선거 근절돼야 한다"|4당 선거대책본부장에 설문 통해 들어본 12대 총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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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설문>ⓛ이번 선거 과정을 평가하는가.
②선거를 치르면서 얻은 교훈이나 반성 또는 개선할 점은?
③귀당의 의석획득전망은 어떤가?
④투표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바라고 싶은 말씀은?

<민정당 선거대책본부장 이한동씨|「공명」힘써…60여구 1위 확실>
①선거과정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은 공명선거가 민주주의 성패에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깨끗한 선거를 치르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구 정치인들의 참여로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선거분위기가 혼탁해지고 타락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도 없지 않다.
특히 구 정치인에 의해 동원된 일부 운동권 학생들이 민주를 가장해서 유세를 방해한 사례가 있었던 것도 극히 유감이다.
합동연설회서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후보자들의 인신공격, 비방은 개선돼야 하겠다.
청중들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의 연설도 조용히 들어줄 줄 아는 아량을 지녀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③60여 개 구에서 1위 당선이 확실시되고 20여 개 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어 85석 이상은 안정권에 들어있다고 본다. 다만 4∼5개 지역이 3, 4파전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④이 시점은 『안정 속의 전진후퇴냐』를 결정하는 중요시점이다. 민정당 후보가 전원 당선돼도 원내의석은 2백76석 중 1백53석, 즉 55%에 불과하다. 우리 당이 복수공천을 안했으므로 야당은 최소한 전 지역구와 전국구 31석 등 적어도 1백23석은 보장받고 있는 것과 같다. 야당이 충분한 견제력을 갖게돼 있으므로 민정당이 안정의 바탕 위에서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지지해줄 것을 확신한다.

<민한당 선거대책본부장 조윤형씨|개헌 투정 위해 전폭 지지를>
①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공명성과는 거리가 먼데서 출발했고 정부· 여당의 타락선거 조장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특히 유세장에서 보인 유권자들의 민주화열기와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탈현상은 감동적인 것이었다.
②이번 선거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민정당으로부터 민심이 완전히 이탈, 군사독재정권을 종식시켜야겠다는 열기가 대단했다는 점이다.
특히 71년 이후 중단된 대통령직선제를 해야겠다는 열망이 전국 유세장에서 확연히 노출된 국민적 합일점이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통해 집권층은 규격정치를 지양, 언론통제를 푸는 등 고차적 차원에서 진정한 의미의 대화정치를 전개해야지 그러찮으면 예측불허의 파국가능성도 배체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선거자체로 보면 개인연설회를 부활하고 공영이란 미명으로 직접 유권자와 부딪치는 선거운동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있는 현행 선거법은 전면 개폐돼야 한다.
③우리 당은 현재 적어도 42개 의석은 확보된 상태이며 백중세를 보이는 15개 정도에서 3∼6석을 건져 45∼48석은 무난하고 제1야당을 키워야겠다는 국민의 의지가 발동하면 훨씬 늘어날 수도 있다.
④이번 선거의 결과는 대통령직선을 위한 개헌투쟁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따라서 그 책임을 갖는 제1야당인 우리 당에 유권자들이 한 표라도 더 주어야 할 것이다.

<국민당 선거대책본부장 주일제씨|물량공세 맞서 주권 행사를>
ⓛ이번 선거는 사상 유례없는 행정·관권선거의 양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시장· 군수 ·면장 등의 공무원들이 지역주민들을 모아놓고 아예 버젓이 여당후보지지를 강요하고 있으며 형사들이 공공연히 야당후보를 미행하거나 야당운동원들을 연행, 조사하는 등 사실상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여당 측 운동원들이 야당운동원들을 납치·감금·협박·회유·폭행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정당한 심판을 내릴 수 있는 분위기가 정부·여당의 혼탁한 선거운동으로 크게 흐려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특히 여당의 막대한 물량공세가 이번 선거에서 금품과 향응으로 이어지는 타락선거양상을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정부·여당은 말로만 공명선거 운운할 것이 아니라 강한 실천의지를 스스로 시범하는 자세를 가져야하고 국민들도 공명선거를 저해하는 풍토에 감연히 맞서는 용기가 요청된다.
③다른 여건의 변화가 없는 한 현재 당선확정권이 22개 지역이며 백중지역이 30여 개나 되어 뚜껑을 열어보면 30여 석을 웃도는 의석은 확보할 것으로 확신했다.
④주권을 제대로 발휘한다는 민주국민으로서의 긍지와 용기를 가져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금품 등 물량공세· 향응 등에 귀중한 한 표를 팔아서도 안되고, 협박이나 회유에 양심을 저버리는 일이 있어서도 안될 것이다.

<신민당 선거대책본부장 김재광씨|「민주」에의 굳은 의지에 기대>
①선거를 2개월 남짓 앞두고 3차 해금을 한 비도덕적 처사는 국민의 조소를 면할 길 없을 것이다.
전국 공무원이 총동원된 관권선거는 3·15전야를 무색케 한다.
동토선거 계획이 이상난동으로 좌절된 데 당황한 정부·민정당은 협박·매수는 물론 기권 표를 민정당 표로 바꾸려는 음모를 획책하고 있다.
②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의지가 살아있는 것을 감동 깊게 실감했다.
개인이나 정권을 압살할 수는 있어도 민주주의는 빼앗길 수도 빼앗을 수도 없다는 국민적 결의를 확인했다.
그에 비하면 정치인들이 너무 무력하고 현실에 안주했다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강자에 무릎을 꿇고 아부하던 굴종의 역사는 막을 내려야한다.
③선거가 시작될 때 우리는 지역구에서 50석의 당선을 예상했으나 40석 정도로 예상을 수정할 수밖에 없음을 관권동원과 물량공세로 현실적으로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유세장에는 민주정치에 목마른 청중이 구름처럼 몰렸고 민주투지는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에 번지고 있어 공명선거만 치러지면 우리는 민정당을 제압할 자신이 생긴다.
④지금은 몇 명 당선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되느냐」 「어느 당에 표를 몰아주느냐」가 문제.
투표장에 들어섰을 때 「내 한 표가 민주주의를 살릴 수도, 죽일 수 있다」 고 생각해 신민당 후보에게 표를 찍음으로써 민주적 양심선언을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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