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믿기지 않아요. 생애 최고의 라운드였어요.”
LPGA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운 김세영은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 “어제 라운드를 한 뒤 걱정을 많이 했다. 누구나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쉬운 코스여서 마지막날 플레이가 중요했다. 고민을 하다가 ‘후회없이 준비를 하자. 하늘이 감동할 만큼 준비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늘이 감동했나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스코어로 우승해 정말 기쁘다.”
- 눈부신 플레이를 펼쳤는데.
- “이번 대회에서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 했다. 과거에는 화가 났을 때 감정을 컨트롤 못하는 단점이 나타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화를 누그러뜨리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에 초점을 뒀다. 예전에는 도전적이고 우승하려는 마음으로 덤볐는데 올해 몇 대회를 치르면서 너무 의욕이 넘쳐서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다.”
- 오늘 가장 중요했던 승부처는.
- “전반 9홀에서 5개의 버디를 잡았는데 제일 먼거리의 버디퍼트가 3m밖에 안될 정도로 샷 감각이 좋았다. 그래도 파5의 11번 홀이 가장 중요했다. 251야드를 정도를 남겨 두고 5번 우드를 잡았는데 그린에 공이 올라갔다. 홀 60cm에 붙어 이글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 오늘 경기가 생애 최고의 라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한데
- “그렇다. 코스가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좋은 스코어가 나올 지 몰랐다. 오늘 라운드를 하면서 스코어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냥 내 골프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2위와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계속 공격적으로 갔다.”
- 어제 마지막 3개 홀에서 2타를 잃었던 게 마지막날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나.
- “그렇다. 3라운드 후반에 나온 실수가 나를 좀더 단단하게 만들어줬고, 승부욕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어제 해가 질 때까지 연습을 하고 들어갔는데 그래도 실수 장면이 생각나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오전 6시에 나와 1시간30분 정도 연습을 하고 라운드를 시작했다. 원래 드로 구질인데 그린 오른쪽에 핀이 꽂힐 것에 대비해 페이드 샷을 연습을 많이 했다. 이게 큰 효과를 봤다.”
- 72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던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이 축하 이메일을 보냈다는데.
- “이번 시즌을 앞두고 소렌스탐에 관한 책을 읽었다. 소렌스탐 같은 전설적인 선수가 나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다니 영광이다. 나도 나중에 후배들에게 그런 선수로 남고 싶다.”
피닉스=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