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국적 추정 북 선박 포항서 6일 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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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시에라리온 국적으로 위장해 운영 중인 ‘센요 마루(Senyo Maru)’호가 6일간 국내 항구에 체류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진은 센요 마루호의 모습.[마린 트래픽 제공]

시에라리온 국적으로 위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이 포항에 6일간 체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에 벌써부터 헛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NK뉴스는 18일 “센요 마루(Senyo Maru)라는 이름의 선박이 지난 10일 포항항에 입항해 체류하다가 16일에 떠났다”고 전했다.

NK뉴스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 등록번호 ‘9000405’인 이 선박은 북한 당국의 관리 하에 있다.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인 그랜드 카로(Grand Karo)호를 관리하는 아오양 인터내셔널(Aoyang International)의 소속이라는 것이 NK뉴스의 주장이다. 아오양 인터내셔널은 홍콩에 위치하고 있으나 북한의 위장 해운회사로 추정되고 있다.

이 선박은 지난 10일 포항에 입항했다. 그러나 정부는 관련 정보 부족으로 해당 선박에 대해 압류 등의 제재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제3국 편의치적 북한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라는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 항목을 적용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센요 마루호가 16일 오후 포항을 떠난 뒤에야 뒤늦게 관련 정보를 파악했다. 정부 당국자는 “센요 마루호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해당 선박의 정확한 소속을 파악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이 당국자는 “센요 마루호가 유엔의 대북제재 2270호에 포함된 31척의 선박에 포함되지 않아 관련 정보를 빨리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7일 몽골 국적으로 위장한 북한 화물선 ‘오리온 스타 호’가 남해안의 영해를 지나갔음에도 ‘관찰’외에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서재준 기자 suh.jaej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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