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의 구상, '3+7' 선발 로테이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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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일간스포츠]

'3+7'. 프로야구 넥센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올시즌 선발 로테이션이다. 세 명만 꾸준히 선발로 나가고 두 개의 선발 자리는 7명의 투수를 이용해 시즌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전을 앞두고 "3선발까지만 고정하고 4·5선발은 젊은 선수들에게 고루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코엘료와 토종 양훈만 풀타임 선발로 쓰겠다는 뜻이다.

당초에는 조상우가 4선발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팔꿈치 수술로 빠진 탓에 고정이 아닌 선발 자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

염 감독은 "어차피 젊은 선수들을 키우려면 선발로 내보내야 한다. 패전처리나 구원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6~7명의 투수를 상대와 상황에 맞춰 기용할 계획이다. 개막 엔트리에는 선발요원 2명과 롱맨으로 기용할 1명까지 3명이 가고, 나머지는 2군에서 일주일 로테이션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7명의 투수선발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한 선수는 김상수(28)다. 2010년 넥센에 온 뒤 그는 내리막을 걸었다. 2014년 상무에 입대한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지난해 상무에서 14승 3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하며 다승왕에 올랐고, 전역하자마자 1군에 등록되기도 했다.

시범경기 성적도 5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다. 최근 컨디션은 박주현이 제일 좋다. 프로 2년차인 그는 15일 SK전에서 3이닝 2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도 "만족스럽다"는 평을 내렸다. 사이드암 신재영(27)도 눈여겨볼 선수다. 2012년 NC에 입단하자마자 넥센으로 트레이드돼 군복무를 마쳤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5와3분의2이닝 무실점 중이다. 1군 경험은 없지만 싱커, 체인지업 등 다양한 무기도 갖췄다.

프로 6년차 김정훈(25)은 상무에서 전역한 뒤 복귀한 지난해 불펜요원으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는 선발로 보직을 변경해 1군 무대 정착에 나선다.

2014년 입단한 하영민(21)은 지난 2년간 32경기에 나가 5승5패 평균자책점 7.33을 기록했다. 선발로 15경기나 뛰어 1군 경험도 충분히 쌓았다. 지난해 투구폼을 바꾸고 고전했던 그는 다시 원래 폼으로 돌아갔다.

2년차 최원태(20)도 지켜볼만하다. 시속 148㎞를 뿌리는 그는 구단 사상 최고 계약금인 3억5000만 원을 받고 입단했다. 그러나 어깨 통증 때문에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유일한 왼손 선발 후보는 금민철(30)이다. 경쟁자들 중 가장 선발경험(73경기)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염경엽 감독이 이들에게 거는 기대치는 '22승'이다. 염 감독은 "이 선수들이 모두 합쳐 22승을 해주면 성공이다. 모든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자라날 수는 없을 것이다. 3명 정도만 쓸만한 투수가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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