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평택 실종 아동' 원영이 계모 "시신 열흘 간 베란다 방치 후 유기" 자백

중앙일보

입력

계모에게 버려져 실종된 신원영(7)군이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계모와 친부에 의해 12시간 넘게 컴컴한 욕실에 갇혔다가 숨진 것이다. 계모와 친부는 원영이의 시신을 열흘 정도 베란다에 방치했다. 원영의 시신은 친할아버지 묘소 옆에 유기됐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계모 김모(38ㆍ여)씨가 지난달 1일 오후 1시쯤 원영이가 소변을 가리지 못해 욕실에 가뒀다가 다음날인 2일 오전 9시30분 문을 열어보니 죽어 있었다고 자백했다고 12일 밝혔다. 

김씨는 이같은 사실을 남편인 친부 신모(38)씨에 곧바로 알렸다. 이들은 원영이의 시신을 베란다로 옮겨 놓고 열흘 정도 방치했다. 이후 같은 달 12일 오후 11시35분 원영이의 시신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박스를 차에 싣고 원영이의 친할아버지 묘소 옆에 유기했다. 

이들의 엽기적인 행각은 이틀 뒤인 14일 오후 할아버지 묘소 인근 슈퍼에서 사용한 카드 내역으로 발각됐다. 경찰이 박스를 싣고 간 장소와 카드를 사용한 장소가 일치한 점을 이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이들은 슈퍼에서 막걸리와 초콜릿, 육포를 구입해 뒤늦게나마 아이의 영혼을 달래려 한 것 같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계모와 친부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살인 몇 년 형’ 등 범죄를 암시하는 내용을 검색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0일 오전에 발견된 정원초교 정문앞 폐쇄회로TV(CCTV)에 잡힌 영상은 친부가 거짓 증언한 것으호 확인됐다. 당시 영상에 나타난 여성과 남자아이에 대해 친부인 신씨는 “아이가 맞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주변에 CCTV가 더 있는데도 다른 곳에는 잡히지 않아 이상히 여겨 다른 부분도 수사를 병행하던 중 카드 내역과 집앞 TCCTV에서 상자를 싣고 나가는 장면을 포착했다”며 “날이 밝는데로 유기장소를 확인, 시신을 발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택=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