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2국 1보] 2시 10분까지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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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1국을 마치고나서 이세돌 9단의 인터뷰. [사진 바둑TV 캡쳐]

[디지털 라이브] 이세돌 VS 알파고 두번째 대국 생중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첫 대국 패배를 당해 세상을 충격에 빠뜨렸던 이세돌 9단. 10일 오후 1시에 시작된 두 번째 대국에서는 9일 대국과는 정반대로 잔잔하게 착점. 돌의 색깔도 바뀌어 백으로. 오히려 이날 대국은 알파고가 변칙으로 나와.

흑 13이 그 수.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수로 이 9단을 당황하게 만든 수. 해설을 하는 김성룡·이희승 등 프로 기사들은 상대방이 알파고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면 그런 수를 둔 상대의 얼굴을 보게 만들 정도로 잘 나오지 않는 수라는 평.

알파고는 노타임으로 둘 만한 자리에서도 기계적으로 시간을 소비하면 착점. 웬만한 사람은 그런 페이스 앞에 승부 호흡이 가라앉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실체를 드러낸 알파고의 기풍이 밋밋해 재미 없다는 9일의 평가와는 정 반대로 오늘은 알파고가 뜻밖의 수를 잇따라 날려 바둑이 재미 있어졌다는 평이 나올 정도.

이세돌과 상대한 적 있는 기사들은 대개 이세돌 앞에 앉으면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다고. 그러나 알파고는 이세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상대. 이세돌은 10일 대국 태도도 싹 바뀌어. 어제는 알파고가 의외의 수를 두면 그러면 그렇지, 하는 느낌의 미소를 짓곤 했는데 이날은 웬만한 이상한 수가 나와도 굳은 표정으로 대응.

알파고는 특히 인간 기사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착수의 타이밍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꼭 둬야 하는 때, 그때 둬야 맛이 나는 타이밍이 바둑 수에는 있는데 그런 걸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1시 45분 현재. 초반 포석은 의외의 수를 통해 다소 돌아가는 측면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양측이 균형감 있게 잘 어울린 모양새.

하지만 1시분 47분 알파고의 우변 침투 수가 나오자 해설위원들은 지금까지 본 알파고의 수 중 가장 충격적인 수가 나왔다는 반응. 프로 감각으로는 둘 수 없는 수, 기보에 없는 수, 따라서 알파고의 DB에도 없는 수 일 거라는 반응. 그렇다면 알파고는 기보에 없는 새로운 수를 만드는 창조력이 있는 건가. 해설위원들은 국내 프로 300명, 일본과 중국의 프로 각 500명씩, 모두 1300명의 프로에게 물어봐도 문제의 알파고의 우변 중앙 침투 수는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 두터운 수인데 기계가 두터움을 계산하는 능력이 있다는 얘기라면 인간은 기계에게 안 될 거라는 반응.

문제는 이세돌의 반응. 장고를 거듭하며 상당한 시간을 소비. 그런 모습 자체가 알파고의 파격도 이제는 인정한다는 뜻.

2시 현재. 이세돌은 제한시간을 40분 쓴 상황. 알파고의 두 배를 쓴 것. 크게 어려운 장면 없었으나 그만큼 신중하게 둔 것.

장고 끝에 이세돌은 역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중앙으로 뛰쳐 나간다. 중앙으로 전진하며 잔잔하던 판은 갑자기 파란에 빠지는 모양새. 그러는 사이 우변 백돌들의 모양새가 중복된 느낌이어서 결과적으로 백 알파고가 선전한 느낌이라고.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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