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대표팀 리우행 해법은 3연승...호주전 관건은 지소연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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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 7시35분 호주와 맞대결을 펼친다. 여자대표팀의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을 가늠할 만한 중요한 승부다. 한국이 호주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에이스 지소연(25·첼시 레이디스)의 부활이 절실하다.

한국은 2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6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북한전(1-1무)을 포함해 초반 두 경기를 모두 비겨 승점 2점을 확보했다.

우리가 천천히 걷는 동안 '복병' 호주가 잰걸음으로 앞서 나갔다. 지난달 29일 개최국 일본에 3-1로 깜짝 승리를 거둔 데 이어 2일 베트남을 9-0으로 대파했다. 승점 6점으로 단독 선두다. 1승1무로 4점을 쌓은 중국이 2위, 나란히 2무승부를 기록한 한국과 북한이 2점으로 공동 3위다. 일본이 1무1패로 5위, 베트남은 2패로 최하위다.

당초 윤덕여(55) 여자대표팀 감독은 최종예선 5경기 목표를 3승 2무로 잡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 북한전과 6위 일본전을 무승부로 마무리한 뒤 호주(9위)·중국(17위)·베트남(29위) 등 우리(18위)와 엇비슷하거나 한 수 아래인 팀들을 줄줄이 꺾어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2위 이상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었다. 우리가 미리 정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동안 호주가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북한·일본과 함께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4일 열리는 호주와의 맞대결은 윤덕여호의 올림픽 본선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반드시 이겨 호주의 상승세를 꺾어야 한다. 이어 중국전(7일)과 베트남전(9일)은 다득점 승리가 필요하다.

한국대표팀 전술의 구심점인 지소연의 활약이 관건이다. 지소연은 공격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초반 두 경기 내내 부진했다. 몸이 무거웠고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는 부자연스러웠다. 책임감 때문인지 심리 상태도 불안정했다. 일본전 후반 25분 페널티킥을 실축해 선제골 기회를 놓친 이후 울면서 뛰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결정적인 순간(페널티킥)에 실수를 했다. 심리 싸움에서 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동료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난해 여자월드컵 사상 첫 승과 16강을 이끌며 보여줬던 침착함이나 냉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청소년대표팀 때부터 손발을 맞췄던 정설빈(26·현대제철), 동갑내기 친구 이민아(25·현대제철) 등 그를 잘 아는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대표팀 관계자는 "호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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