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쓴 일연 스님 동상이 대구에 세워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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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비슬산 자연휴양림 입구에 세워진 일연 스님 동상과 기념비. [사진 달성군]

『삼국유사』를 쓴 일연(1206∼1289년) 스님의 동상이 대구에 세워졌다.

대구시 달성군은 지난 1일 오후 유가면 비슬산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일연스님 동상과 기념비를 제막했다. 동상은 기단 1m, 입상 2.2m를 포함해 전체 3.2m다. 동상은 가사 장삼 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스님이 『삼국유사』를 들고 있는 형상이다. 옆에는 높이 2.9m의 기념비도 있다.

달성군이 동상과 기념비를 세운 것은 비슬산이 『삼국유사』의 모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비슬산은 일연과 인연이 많은 곳이다. 일연은 21세인 1227년(고려 고종 14년) 승과에 장원급제한 뒤 비슬산 정상의 보당암에 주지로 부임해 22년간 머물렀다.

보당암은 조선 세종 때 대견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다른 절을 거쳐 1264년 비슬산 인흥사의 주지로 부임하는 등 모두 37년간 비슬산의 사찰에서 주지를 지냈다.

일연이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하고 다양한 자료를 모은 곳이 바로 비슬산이라는 것이다.

앞서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대구 동화사와 달성군은 허물어져 터만 남은 대견사를 2014년 3월 새로 지었다. 대견사는 본당인 적멸보궁과 선당·산신각·요사채 등 건물 4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다. 대신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다. 이 사찰은 일제 강점기 때 “대견사가 일본의 기를 꺾는다”는 이유로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 폐사됐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일연 스님 동상을 세우고 대견사를 중창한 것은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찾는 작업”이라며 “이들이 역사 관광 자원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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