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내달린 도널드 트럼프에 미국 현역 의원 지지 표명

중앙일보

입력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46%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둔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미국 현역의원들이 지지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더힐, 폴리티코 등은 24일(현지시간) 크리스 콜린스(뉴욕) 하원의원과 던컨 헌터(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 트럼프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이후 미국 현역의원이 그에게 지지를 표명한 건 처음이다.

콜린스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중국이 훔쳐간 미국의 일자리를 되찾고,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이란, 북한, 러시아 같은 적에 맞설 배짱과 기백을 가졌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줬다”며 “무엇보다 그는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기회를 재건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콜린스는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하게 하고 미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재정 위협을 다루길 원한다면 이제는 전문 정치인들에게 ‘NO’라고 말해야 한다”며 “일자리를 만들고 사업을 키워본 자에게 ‘YES’라고 말할 때”라고 했다.

헌터 의원은 “우리는 정책통 대통령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지도자가 돼 줄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난 시작부터 트럼프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에서 트럼프 지지자를 좀 더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이제 막 벽장 속에서 나와 얘기하려 하고 있다”며 앞으로 트럼프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지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지지는 그의 인기가 미국 의회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동안 대중의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기존 미국 정치인들은 애써 그의 인기를 외면해왔다. ‘막말 정치인’, ‘백만장자’ 등의 이미지 때문에 정통 정치인 사이에선 늘 아웃사이더 후보였다. ”이러다 말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공화당 주류는 마르코 루비오(텍사스) 상원의원을 단일 후보로 내세워 트럼프의 독주를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날 두 현역 의원의 공개 지지 표명으로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에서 ‘날개’를 달게됐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가 14곳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리는 3월 1일 ‘슈퍼 화요일’을 넘기면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지명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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