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부식된 내부순환로, 부실 시공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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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부순환로 사근IC∼길음IC 구간의 통행이 금지되자 이 길 다른 구간과 주변 도로에서 심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22일 종암사거리 인근 내부순환로(오른쪽)가 차량으로 막혀 있다. [사진 김현동 기자]

22일 서울 내부순환로 사근IC~길음IC 7.5㎞ 구간의 통행이 금지되면서 인근 도로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서울시는 내부순환로의 정릉천고가를 지탱하는 강철 케이블의 부식과 파손이 발견되자 통행을 막았다.

사근IC~길음IC 7.5㎞ 폐쇄 첫날
우회로 교통량 급증 시민 큰 불편

정릉천고가는 하루 9만8000여 대의 차량이 오가는 곳이다. 서울시는 인근 우회도로 이용을 권장하며 출퇴근 교통난에 대비해 지하철 1·4·6호선을 16회 증편하고, 11개 노선 버스의 운행을 89회 추가했다.

 하지만 이날 출퇴근 시간에 인근 종암로와 정릉로, 북부간선도로 월릉나들목 구간 등의 주변도로로 우회하는 차량이 급증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회사원 김상헌(45·노원구 중계동)씨는 “회사(양재동)에서 귀가하는 데 옥수동·성수동 등을 거쳐 정체를 피하려 했지만 평소의 두 배인 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종암로 등 주변 우회도로의 차량 속도는 시속 2.2∼2.9㎞ 감소했다. 이는 하루 평균치로 출퇴근 시간의 감속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컸다. 다른 우회로인 동부간선도로 성동∼군자교 구간을 이동한 차량은 평소보다 52% 많았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케이블 파손 원인에 대해 “케이블을 싸고 있는 파이프 안으로 빗물이 유입돼 부식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구조물안전연구원 이채규 이사는 “파이프 내부에 시멘트를 채워 넣어 물이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부실 공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울시는 1999년 시공 당시 건설사가 시멘트를 제대로 채웠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글=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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