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지폐에 영국 여왕 대신 등장한 여성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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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이 내년부터 새로 발행할 10파운드(1만8000원)짜리 스코틀랜드 지폐에 사상 처음으로 영국 여왕이 아닌 여성의 얼굴이 등장한다. 18세기 스코틀랜드 과학자 메리 서머빌(1780~1872)이 주인공이다. 최근 가디언은 익명의 RBS 소식통을 인용해 서머빌이 새 10파운드 지폐의 모델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서머빌은 여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당시 학계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1842년 쓴 논문에서 그는 천왕성의 움직임으로 미뤄 이 행성의 궤도를 방해하는 또 다른 행성이 있으리라고 가정했다. 그녀의 이론은 1846년 천문학자 존 아담스가 해왕성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835년엔 사상 최초로 영국왕립천문학회의 회원이 되기도 했다.

RBS는 서머빌과 도시공학자 토머스 텔퍼드,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 중 누구를 지폐 모델로 선정할지를 놓고 페이스북에서 투표를 진행했다. 지난 7일 투표를 마감한 결과 텔퍼드가 1위, 서머빌이 2위였지만 RBS 측은 투표 과정에서 부정 행위가 있었다고 밝히며 서머빌을 최종 모델로 결정했다. 맬컴 뷰캐넌 RBS 의장은 "여성에게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과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서머빌의 업적은 오늘날에도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고 선정 의의를 밝혔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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