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대로되라상·쓴맛보고받은상…청춘, 자신에게 상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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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 코끼리협동조합 이사(왼쪽)와 동료가 셀프 어워드 홍보물을 들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1년 동안 자신의 위치에서 의미 있는 도전을 했지만 실패한 청년들을 위한 특별한 상을 주는 이벤트가 열린다.

광주광역시, 연애·취업 분투기 공모

 ‘셀프 어워드(Self award)’ 준비위원회는 29일 오후 6시 광주광역시 동구 장동 소극장 ‘씨어터 연바람’에서 셀프 어워드 시상식을 한다. 셀프 어워드는 말 그대로 청년들이 자기 자신에게 주는 상이다. 취업·시험·연애 등 무엇이 됐든 지난 1년간 도전하거나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을 위해 마련됐다.

 시상은 4개 부문으로 나눠 이뤄진다. 부문별 상 명칭은 개성과 재기가 넘친다. 될대로되라상·쓴맛보고받은상·알게모르게대상·혼이비정상 등이다. 될대로되라상은 용기 있는 도전을 한 청년에게, 쓴맛보고받은상은 누구보다도 힘든 한 해를 보낸 청년에게 주어진다. 알게모르게대상은 팀을 위해 헌신한 청년에게, 혼이비정상은 아직 방황 중인 청년에게 주어진다.

 셀프 어워드 준비위원회는 인터넷 홈페이지(www.selfaward.me)를 통해 후보를 접수하고 있다. 각 부문에 해당하면 자기 자신이나 주변 사람을 500자 안팎의 짧은 소개와 함께 추천하면 된다. 수상자는 시상식에서 자신의 경험을 다른 후보나 행사 참가자들에게 발표하게 된다. 행사 참석자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공감하고 상대를 응원한다.

 독특한 기획 의도로 주목 받는 셀프 어워드는 상금을 비롯한 행사비 전액을 평범한 청년들이나 시민들, 시민사회단체가 낸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부문별 1등 수상자 4명에게는 상금이, 부문별 2·3등 수상자에게는 상품이 수여된다. 이를 위해 준비위는 온라인을 통한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셀프 어워드 시상식은 올해로 3년째다. 지난해의 경우 경쟁률이 10대 1에 가까울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구직에 나선 취업준비생, 사업에 실패한 청년 사업가, 연애에 도전한 청년, 동아리 활동에 집중했던 대학생 등 다양한 청년들이 자천타천 후보에 올랐다.

 셀프 어워드는 차를 마시고 3D프린팅을 할 수 있는 광주시 장동 복합문화공간 ‘헤르츠’를 운영 중인 코끼리협동조합 김보람(26·여) 이사와 박지민(28) 이사가 주축이 돼 추진됐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청년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0~30대 청년 10여 명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해 행사를 준비한다.

 김보람 이사는 “뭔가를 잘해야 주는 일반적인 상과 달리 셀프 어워드는 비록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도전과 경험 자체에 박수를 보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광주=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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