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자' 초등교실에 튼 대구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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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실에서 성인 영화인 '살인자'를 아이들에게 틀어 준 대구의 30대 교사가 인사 조치됐다. 대구시교육청은 14일 교사에 대한 인사 조치와 별개로 대구시 북구에 있는 이 초등학교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사 A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4학년 반 아이들에게 "좀 쉬어라"며 USB(이동식 저장장치)에 담긴 영화 살인자를 교실에 틀어놓고 자리를 비웠다.

아이들은 영화 속 여성을 살해하는 장면을 2분 이상 시청했다. 교사가 없는 상태에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계속 나오자 한 아이가 영화를 직접 끈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를 본 한 아이가 부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고 학교 측은 시교육청에 보고 없이 쉬쉬하며 영화를 본 아이들을 상대로 3일간 1시간씩 상담치료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 A씨는 대구시교육청 측에 "영화가 담긴 USB는 한 학생이 가져온 것이지 내가 가져온 게 아니다. 영화를 틀기 전 슬쩍 살펴보니 크게 문제 없어서 틀어 놓고 교사회의를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대구시 달성군의 한 초등학교로 인사조치(전근)된 상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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