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한국 사드 배치 지지한다"

중앙일보

입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해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한·일, 한·미·일의 구체적인 안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본은 한국의 사드 배치를 위한 대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일본도 사드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미사일 요격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미군의 지상 배치형 미사일 요격 시스템(사드) 도입도 검토한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 단계에서 자위대에 사드를 도입할 계획은 없지만 국민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장비품을 연구하면서 검토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지난해 11월 23일 미국 하와이를 방문해 사드 도입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북한 탄도 미사일 능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즉각 대응 태세와 동시 요격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 지상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함께 사드로 북한의 기습을 3중 방어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일본 안보 전문가들은 길쭉한 일본 열도를 방어하기 위해선 서너 곳에 사드를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X밴드 레이더가 이미 배치돼 있는 교토(京都)와 아오모리(靑森)가 첫 대상지로 꼽히고 있다. 방위성 간부는 “도입 경비가 매우 고액이기 때문에 사드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