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국내랭킹 40위의 세계대회 8강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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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6강전 2국> ○·장웨이제 9단 ●·김동호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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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보(166~187)=67, 69의 공방으로 하중앙 쪽에 집의 가능성을 만들어두고 상변으로 달려간다. 71, 73으로 대마의 삶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상변 백A로 치중해봐야 아래쪽에서 흑B로 막고 살면 오히려 백이 보태준 꼴이 된다.

이제는 좌변 74를 더 미룰 수 없다. 75에 76, 78로 건너 백돌 5점을 생환하는 것보다 더 큰 곳은 없으니까.

좌변 1선의 건너기 도중 손을 돌린 80에 점잖게 이어준 81은 정수. 집으로 앞서 있기도 하지만 1선으로 건너는 백의 행렬을 볼 때 한 수의 가치가 충분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공연히 ‘참고도’ 흑1로 손찌검하면 백2로 붙여와 시끄럽다. 대마의 허리가 끊기는 일은 없겠지만 좌변 패는 패대로 남고 집만 깨진다. ‘부자 몸조심’은 속되지만 진리에 가까운 체험의 말이다.

83, 85 먹여치고 또 먹여치고. 아이들 소꿉장난 같은 이 아기자기한 수순으로 좌변 백 일단은, 그저 하릴없이 건너갈 뿐 어떤 소득도 없다. 87의 젖힘까지 기분 좋은 선수. 백이 손 빼면 흑C로 잇는 순간 백 5점이 떨어진다.

전국의 큰 경계가 다 결정되고 자잘한 끝내기만 남겨진 상태에서 흑의 승리가 유력하다. 랭킹 40위 김동호의 세계대회 8강 진출은 의미가 작지 않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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