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캐나다 치기공사, 중국 앱개발자 유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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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부산의 한 공과대학을 졸업한 윤혜정씨. 그의 평균 학점은 2.8로 국내 신입사원 지원조건인 3.0에 못 미쳤다. 기본 스펙으로 여겨지는 토익 점수도 없었다. 전공 제한으로 사무직 지원은 힘들었다.

해외무역관 통해 모은 정보 분석
한국기업 많은 동남아도 수요 많아
국가별 취업 전략 세워 접근해야

평소 일본어를 공부했던 윤씨는 전공 제한이 없는 일본의 몇몇 기업을 공략키로 했다. 그는 코트라가 2014년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한 일본 글로벌기업 채용박람회를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채용 설명회에 참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 주류·음료사업을 하는 일본 기린 본사에 입사했다. 현재 공장·영업·마케팅 분야 등에서 연수 중이다. 연봉은 2700만원 수준이다.

부원은 신발에 사용되는 소재를 생산하는 케미컬 전문회사다. 나이키를 주 고객으로 아디다스, 리복에 납품하고 있으며 2015년 베트남에 사업장 부원비나를 세웠다.

다니던 회사가 망해 일용직으로 일하던 조승우(32)씨는 지난해 코트라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부원비나에 입사했다. 인턴 기간 내내 베트남어 공부에 매달렸고, 마침 중간 관리자가 필요했던 부원비나 입사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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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치과 기공사, 중동은 건설플랜트 엔지니어, 그리고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중간 관리자로의 취업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별로 필요로 하는 직종이 달라 이에 맞는 맞춤형 취업지원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코트라는 3일부터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고용노동부, 산업인력공단과 공동으로 해외취업확대전략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 참석한 코트라의 20개 해외무역관(K-Move센터) 담당자들은 해외취업 현장에서 본 조언들을 쏟아냈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중국·일본·독일에서는 현재 각광받는 핀테크, 사물인터넷(IoT) 관련 컴퓨터시스템, 소프트웨어 등 IT 전문직이 취업에 유리하다.

현지 인프라 개발이 한창인 UAE 등 중동에서는 건설·플랜트 엔지니어 직종이 유망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우리 기업 진출이 활발한 신흥국에서는 한국 진출기업의 중간 관리자를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해외취업 담당자들은 “개별 기업의 설명회에 참가하자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글로벌기업 채용박람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 씨의 경우 서울, 도쿄, 오사카 등에서 열린 7번의 채용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윤씨는 “기업설명회와 1·2차 면접이 한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시된 국가별 해외취업 유망 직종은 올해 해외취업 지원 사업 세부방침에 반영될 예정이다. 코트라는 청년위원회,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청년희망재단 등에도 글로벌기업들의 채용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코트라는 올해 소규모 맞춤형 상담회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지난해엔 IBM, 닛산자동차 등의 핀 포인트(Pin Point) 상담회를 개최해 7명이 취업에 성공한 바 있다.

윤효춘 코트라 중소기업지원본부장은 “해외에서 발굴한 실제 구인 수요를 바탕으로 해외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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