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의 '굿모닝 레터'] 위험하게 살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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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침에 창을 열면 바람 소리가 파도 소리처럼 들립니다. 매번 되풀이되는 소리지만 기분에 따라 새롭게 느껴져요. 제 삶도 그렇게 매번 새롭게 마주하고 싶습니다.

많은 이들이 '뭔가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닐까'하고 묻곤 합니다. 자신없음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갈망 사이에 흔들리지요. 이럴 때 필요한 니체가 말한 대목이 있어요. "인생에서 가장 큰 결실과 가 장 큰 즐거움을 거둘 수 있는 비결은 위험하게 사는 것이다." 위험하게 산다는 건 그만큼 용기와 모험심을 발휘하라는 뜻이겠죠. 위험하게 사는 만큼 삶은 역동적일 겁니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 사는 삶. 끝없이 지쳐하면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우유부단, 의지박약증 환자였던 저도 제 단점을 이기려고 어지간히 애쓴 것 같아요. 최고의 스릴과 두려움 속에서 아무 데라도 갈 수 있는 바람처럼 좀 더 농밀한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선 결단이 필요합니다. 다시 새 삶을 시작 할까 말까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살면서 얻은 성취의 달디 단 향기가 자신을 이끌 때를 기억해보라고. 후회없는 삶. 그것의 중요함을 잊지 말라고요.

신현림 <시인.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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