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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원톱 아냐? 김종인·문재인 첫날부터 삐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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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김종인(76) 전 의원을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지만 선대위원장 권한 등을 놓고 첫날부터 삐걱거렸다.

공동위원장 거론에 김 “수용 못해”
문 “야권 통합 가정한 것” 한발 빼
대표 권한 이양 놓고도 마찰 조짐

문 대표는 지난 14일 김 위원장 영입을 발표하면서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공동선대위원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호남 선대위원장을 거론했고, 최고위원들도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15일 입당 기자회견에서 “나는 단독 선대위원장을 전제로 수락했다”고 강조했다.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단일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문 대표에게) 분명히 얘기했기 때문에 그 이상의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더민주 한 의원은 “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협상할 때도 나중에 각자 하는 말이 달라 혼선을 빚었다. 비슷한 불협화음이 재연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문 대표가 일단 물러섰다. “우선 김 박사님을 선대위 원톱으로 모셨고, 공동선대위원장은 외부 영입이나 통합의 경우를 가정해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럴 경우에는 김 박사님이 판단할 문제”라고도 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 단독체제로 출발하되 호남 기반 정당과 통합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면 공동선대위원장도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표가 밝힌 ‘권한 이양과 사퇴’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당 대표의 권한이 선대위원장에게 전체적으로 이양돼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당 관계자는 “인적 쇄신이 있어야 당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문 대표 측 간 마찰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대철 고문 탈당, 전북 의원들은 잔류 선언=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한국 야당사와 제 가족사가 맥을 같이해 왔다. 하지만 이대로는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의 희망이 없다”며 더민주를 탈당했다.

정 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의원은 “현재로선 탈당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영록(해남-완도-진도) 의원은 이르면 17일 탈당할 계획이다. 반면 전북 의원 9명은 18일 당 잔류를 선언한다고 김성주(전주 덕진) 의원이 전했다.

김성탁·위문희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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