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대도' NC 이종욱 "종호와 민우에게 배워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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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처럼 뛰고 싶어요. 후배들에게 배워서 많이 도루해야죠."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2016시즌 주장 이종욱(36)의 2016시즌 목표는 '많이 뛰기'다.

이종욱은 11일 창원 마산운동장에서 열린 시무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예전처럼 그라운드를 많이 뛰어다니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종욱은 한 때 프로야구를 호령하는 대표적인 대도였다.

2003년 현대 입단으로 프로에 데뷔해서 2006년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빠른 발로 리그를 평정했다. 그 해 도루왕(51개)이 된 후 2007년과 2008년 각각 47도루를 기록했다.

하지만 20대 전성기가 지나 30대에 들어서면서 도루 수가 점점 줄었다. 2014년 NC로 팀을 옮기고 나서는 매년 20도루도 채우지 못했다. 이종욱은 지난 시즌 17도루에 그쳤다.

그는 "예전처럼 그라운드를 많이 뛰어다니고 싶다. 그래서 체중을 빼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쉬면서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3㎏ 정도 빠졌다"고 말했다.

몸을 가볍게 만들어 스피드를 높일 생각이다.

구체적인 도루 목표는 없다.

이종욱은 "이제 그런 건 무의미하다"며 웃었다.

그는 전성기 시절 회복을 위해 후배들을 스승으로 삼았다.

이종욱은 "김종호와 박민우에게 열심히 배워야 한다. 동생들처럼 잘 뛰어서 많이 도루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종호(32)와 박민우(23)는 빠른 야구를 하는 NC의 주축 테이블세터다. 김종호는 2013년(50개) 도루왕이 됐고, 지난 시즌에도 41도루를 기록했다.

기량이 점점 늘고 있는 박민우는 2014년 50도루, 2015년 46도루를 했다.

10개 구단 주장 중 유일하게 연임한 이종욱은 책임감도 강해졌다.

그는 "할 사람이 없어서 또 (주장을) 맡게 된 것 같다. 올해는 작년보다는 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2년차가 된 만큼 한결 여유로워졌다.

이날 시무식에서 "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에는 '자만'이 아닌 '자신감'을 가지고 가면 놀랄만한 시즌을 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NC는 2012년 창단해 1군에 진입한 2013년 7위를 시작으로 승승장구했다. 2014년 3위, 지난 시즌에는 2위로 계속 성장했다.

이제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자유계약(FA)으로 내야수 박석민을 영입했다. 최고의 화력(팀타율 0.289, 홈런 168개)을 뽐냈던 NC 타선이 박석민(지난해 타율 0.321, 홈런 26개)의 합류로 더 강해졌다.

반면 경쟁팀들은 전력 누수가 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은 중심타자 김현수(볼티모어)가 미국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은 박석민(NC)이 빠졌고,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마무리 임창용을 방출했다. 4강 팀이었던 넥센도 박병호(미네소타)·유한준(kt)·손승락(롯데)이 팀을 옮겼다.

이종욱은 "주위에서 우승후보라고 많이 하니까 많이 부담된다. 특히 고참 선배들(손민한·이혜천 등)이 빠져나가서 팀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이 크다"고 걱정하는 한편 "나 스스로 야구를 잘해야한다"고 다짐했다.

창원=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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