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가 스페인에서 떠난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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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의 FC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26ㆍ아르헨티나), 네이마르 디 실바(24ㆍ브라질) 등 세계적인 수퍼스타를 우표수집하듯 영입해 모으는 명문 축구팀이다. 탄탄한 자금력과 열화와 같은 시민들의 성원이 FC바르셀로나를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탄생시켰다.

그런 FC바르셀로나가 스페인 프로축구팀이 아닌 다른 나라의 팀이 된다면 어떨까. 아주 불가능한 상상은 아닌 것 같다. 카탈루냐주(州)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정당들이 연립 정부 구성에 합의하면서 다시한번 독립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지역언론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언론인 출신 카를레스 푸이그데몬트 지로나 시장이 카탈루냐의 새로운 주지사로 당선됐다. 푸이그데몬트 시장은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찬성하는 '찬성을 위해 다함께' 정당 소속이다. 앞서 카탈루냐 주 정부는 찬성을 위해 다함께와 민중연합후보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고 주지사 선거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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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니아 지역 시민들이 10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州 의회 앞에서 주지사 선거에 앞서 카탈루니아 깃발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바르셀로나 뉴시스=AP]

이에 따라 카탈루냐 분리독립의 목소리가 더 강해질 전망이다. 두 정당은 모두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강하게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스페인 중앙정부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州재무부를 별도로 만들었으며 각종 사회복지제도를 독립적으로 운영 중이다. 18개월 내에 독립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내용의 분리 독립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벌써부터 경고에 나섰다. 이날 푸이그데몬트 지사의 당선 사실이 알려지자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텔레비전에 출연 "스페인의 통합을 해치는 어떤 독자 행동도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카탈루냐 지역 사람들도 분리독립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해 주민투표 결과 81%가 독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스페인 정부는 승인 없는 불법 선거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선거의 결과만 놓고 볼 때 스페인 정부로선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카탈루냐 지방의 독립 운동은 오랜 전통이다. 이 지역은 스페인 전체인구의 6분의1(750만명)을 차지하며, 국내총생산의 20%를 책임지는 부유한 지역이다. 다른 지역과 언어와 역사도 다르다. 공용어로 스페인어와 함께 독자적인 카탈루탸어를 쓰지만, 공식 문서에서의 지명 등 명칭은 모두 카탈루냐어를 사용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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