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폰·색동저고리·몸뻬바지·활옷·재래시장·만화경·색종이·펜톤컬러·잡채.
알록달록 색의 집합만 보면 가슴이 뛴다.
어렸을 적 옷차림새를 보면 꽃동산이 따로 없다.
출장길 아빠를 마중 나가는 네 살배기는 초록과 노랑 꽃무늬 원피스로 단장했다.
유치원에 갈 때는 밑단에 프릴이 달린 ‘환타색’ 바지로 멋을 냈다.
베트남에서는 구슬 자수로 뒤덮인 붉은 색 벨벳 슬리퍼를 마음에 걸어두었고
10대를 보낸 스위스에서는 히피 열풍에 빠져 인도 여인들이 차고 다니는 오색찬란 팔찌에 열광했다.
색의 대전을 즐기는 건 화려함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지루함이 싫어서다.
여럿은 조화를 일군다. “ 더불어 살자! ” 색상에 미친 한 여자의 좌우명이다
김은정 ?‘엘르’‘마리 끌레르’ 패션 디렉터와 ‘마담 휘가로’ 편집장을 거쳐 샤넬 홍보부장으로 일했다.『Leaving Living Loving』『옷 이야기』를 썼고 현재 홍콩에 살며 패션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