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데뷔전, 우리카드 9연패서 구해낸 '복덩이' 알렉산더

중앙일보

입력

복덩이가 들어왔다.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새 외국인 선수 알렉산더(28·러시아)가 데뷔전에서 팀을 9연패 수렁에서 건져냈다.

우리카드는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V리그 4라운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22, 17-25, 25-20, 14-25, 15-13)로 승리했다. 우리카드(승점 14점)는 지난해 11월 24일 KB손해보험전 승리 이후 이어온 9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국내 무대 첫 선을 보인 알렉산더는 데뷔 전에서 30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6일 우리카드는 부상 중인 외국인 선수 군다스를 퇴출하고, 2m3㎝·97㎏ 체격의 라이트 공격수인 알렉산더를 영입했다. 알렉산더는 생각보다 강했다. 상대 블로킹 벽보다 높은 타점에서 스파이크를 쉽게 때렸다. 세터 김광국과의 호흡도 좋았고, 블로킹 가담도 적극적이었다. 평소 세트당 2.213개의 블로킹을 성공했던 우리카드는 이날 17개(평균 3.4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경기 후 알렉산더는 "첫 경기라 솔직히 많이 떨렸지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를 펼쳐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경기 전 김상우 감독은 "러시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지난 3일 귀국한 그를 테스트한 결과 한국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것으로 판단했다. 점프력이 좋아 타점 높은 공격이 장점이다. (경기당) 20~30점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상우 감독의 기대대로 알렉산더는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알렉산더가) 4세트 들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였지만 토스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80점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알렉산더는 "나에게 65~70점은 줄 수 있다. 첫 경기치고 나름대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2009년 러시아리그에 데뷔한 알렉산더는 최근 러시아 2부리그 로코모티브 이즘루드에서 주전으로 뛰다 한국 무대를 밟았다. 김상우 감독은 "자신을 낮추려는 모습을 보이고 의욕이 대단하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충=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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