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신당 17.3=새누리 2.1+더민주 2.2+정의당 1.1+무당파 11.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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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년 여론조사(지난해 12월 29~30일)에서 ‘안철수 신당’은 창당하기도 전이지만 15.8%의 지지율로 더불어민주당(17.4%)을 오차범위 내에서 바짝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남에선 29.8% 지지율로 더민주(17.3%)를 제치고 1당의 자리를 차지했다. 탈당한 지 16일 만에 제1야당을 위협할 정도로 안철수 의원에게 몰린 지지층은 어디에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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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현상’을 불러온 지지층과 비교해 보면 현재 신당 지지층은 변화가 뚜렷했다. 중앙일보 대선 여론조사(2012년 8월 15~17일) 때 안철수 의원은 소속 당이 없었다. 하지만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의 43.7%, 제2야당인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의 45.4%를 지지층으로 끌어 모았다. 그 결과 당시 안 의원의 지지율은 27.1%였는데 이 27.1% 중 기존 정당의 지지층에서 이탈한 지지자들이 15.6%로 무당파 출신 지지층(11.5%)보다 많았다.

2012 대선 땐 야권 지지층 결집
지금은 무당파가 절반 넘게 차지
2030 지지 10~20%로 뚝 떨어져
호남 50·60대서 높은 지지 얻어

 반면 최근 안철수 신당의 지지층은 무당파 지지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더민주 지지층에서는 10% 초반의 지지자만 신당으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의 지난해 12월 28~31일 조사에서 기존 정당 지지자 중 ‘4·13총선 때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겠다(17.3%)’면서 이동한 유권자들이 각각 무당파의 42.0%(신당 지지율 중 11.9%), 정의당 17.3%, 더민주의 8.5%, 새누리 5.4% 순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신년 조사(12월 28~29일)에서도 현재 정당 지지도(새누리당 35.5%, 더민주 20.2%, 정의당 2.6%, 기타·무당파 41.7%)를 조사한 결과에 안철수 신당을 포함하자 무당파 지지층이 9.1%포인트 줄어든 32.6%로 조사됐다. 새누리당에선 6.8%포인트가, 더민주에선 3.6%포인트가 각각 줄었다. 더민주보다 무당파나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지지층이 더 많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이 최근 안철수 신당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안철수 신당 지지층은 무당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새누리당과 더민주 지지층에서 거의 엇비슷하게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선 중도보수층 일부가 이탈하고 더민주에선 호남을 중심으로 한 당내 비주류가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보니 2012년 ‘안철수 현상’ 때 2040세대, 야당 및 무당파가 결집한 것과 달리 2016년의 신당은 지역적으로 호남에다 중도·무당파 일부가 모여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2012년 2040세대에서 40% 안팎의 지지를 모았던 것과 달리 현재는 2030세대의 신당 지지율이 10~20%대로 4년 전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5060세대에서 20% 이상 지지율을 보이기도 한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안철수 신당이 더민주를 이탈한 호남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호남에서 5060이 높은 지지를 보이고 있다”며 “신당으로선 과거 2040세대 지지를 회복하느냐가 과제”라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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