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풀세트 끝에 한전 꺾고 3연패 탈출

중앙일보

입력

나란히 연패에 몰린 두 팀 선수들은 강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했다. 그래도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승리한 건 KB손해보험이었다. KB손해보험이 천신만고 끝에 3연패를 탈출했다.

KB손해보험은 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프로배구 4라운드에서 3-2(17-25 25-22 25-17 17-25 23-21)로 승리했다. KB손해보험은 3연패에서 벗어나면서 5승15패(승점14)를 기록했다. 한국전력(8승13패·승점26)은 4연패에 빠졌다.

경기 초반은 누가 더 경기를 못했나를 따져야 할 정도의 졸전이었다. KB손보는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줬다. 서브 범실만 6개를 기록한 KB는 수비와 공격에서도 범실을 연발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지난달 27일 이후 8일만에 경기를 치른 탓인지 경기감각이 떨어져있었다. 그러나 2세트에서는 한전이 범실을 연달아 저질렀다. 서브 범실 6개를 포함해 무려 12개를 기록했다. KB가 공격으로 올린 점수는 겨우 11점에 불과했다. 공격성공률이 37.93%에 머물렀지만 상대 실수 덕에 2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는 '김요한 타임'이었다. 김요한은 5-5에서 스파이크 서브로 역전을 만들었다. 이어진 서브도 강력했고, 결국 스토크의 공격 범실이 나왔다. 기세를 탄 김요한은 연속 서브 에이스로 한전의 기를 꺾었다. 김요한은 3세트에서는 공격성공률 75%(8개 중 6개)를 기록하며 9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한전도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4세트 들어 수비가 살아난 한전은 2단 공격에서 이어진 기회를 스토크가 착실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스토크는 4세트에서 오픈공격을 5개(7개 시도)나 성공시키며 10점을 올렸다.

그러나 5세트부터는 눈을 뗄 수 없는 경기가 펼쳐졌다. 연패 탈출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 선수들은 화끈한 공방전을 펼쳤다. 두 팀은 5세트 내내 1~2점 싸움을 벌였다. 무려 6번의 역전을 주고받으며, 8번의 듀스가 이어졌다. 승패를 마무리지은 건 범실이었다. KB손해보험은 21-21에서 마틴의 블로킹으로 역전시킨 뒤 전광인의 공격 범실로 2시간33분간의 혈투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요한이 28점(공격성공률 53.19%), 스토크가 35점(53.96%)으로 양팀 최다득점자가 됐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경기 감각이 떨어진 부분을 우려했는데 역시 첫 세트에서 서브 범실이 많이 나왔다. 2세트부터는 원했던 플레이를 잘 했다. 최근 두 경기에를 잘 풀고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였는데 오늘은 집중력을 발휘했다"며 "선수들이 내게 새해 선물을 준 것 같다"고 웃었다. 강 감독은 "마틴-김요한과 세터 권영민의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손현종, 부용찬 리시브가 바탕이 되면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최대한 승수를 많이 따야만 내년을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승리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운 김요한은 "5세트에서 무조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5세트에 들어가면 불안할 때도 있는데 오늘은 그런 게 없었다. 영민이 형이 '10분만 버티자'고 격려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KB손해보험은 프로리그 창설 뒤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김요한은 "12연패를 할 때 너무 힘들었다. 불안감도 커졌다"고 고백다. 그는 "개인적으로 아픈 곳이 많지만 큰 부상 없이 꾸준히 뛰는 것은 좋다. 홈인 구미에서 많이 못 이겨 죄송하다. 구미에서 더 많이 이기고 싶다"고 했다.

후반기 트레이드를 단행했음에도 4연패에 빠진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신 감독은 "걱정이다. 서브 리셉션이 좋지 않았다. 가운데 센터블로킹도 잘 되지 않았다. 김요한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5세트에서 강민웅이 속공을 할 타이밍을 아닌데 시도하는 등 자기 꾀에 넘어갔다. 스토크가 마틴을 블로킹할 때 직선을 지키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고 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