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軍내 자살 56명, 창군이래 최저수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지난해 군(軍)내 자살로 인한 사망사건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당국자는 3일 "지난해 군내 사망자 수는 56명"이라며 "창군이래 최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병영내 자살자 숫자는 1980년대 연평균 250에서 90년대 121명, 2000년대 74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0~2014년까지 5년동안은 연평균 79명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지난해는 56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67명보다 16.4%가 줄어든 수치다. 특히 지난해 자살로 숨진 병사는 22명으로 전년도(2014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당국자는 "10만명당 자살자 숫자는 병사의 경우 5명"이라며 "이는 2014년 기준 국내 20~29세 성인 10만명당 자살수(17.8명)의 3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군내 인명사고>
- 1980년대 연평균 692명, 1990년대 연평균 382명, 2000년대 연평균 130명, 2010년 129명, 2011년 143명, 2012년 111명, 2013년 113명, 2014년 201명, 2015년 93명

<군내 자살사고>
- 2980년대 연평균 250명, 1990년대 연평균 121명, 2000년대 연평균 74명, 2010년 82명, 2011년 97명, 2012년 72명, 2013년 79명, 2014년 67명, 2015년 56명

자살을 포함해 각종 사고로 숨진 장병의 숫자도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병영 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980년대에는 연평균 692명에 달했으나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각각 연평균 382명, 13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국방부는 파악하고 있다. 2014년 418명이었던 군무이탈자(탈영) 역시 지난해엔 29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128명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22사단 총기난사사건, 28사단 윤일병 구타 사망사건 등 병영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당국자는 "입영단계에서 현역복무 부적격자의 입대를 적극 차단하고 복무중 부적응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했던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1990년대 70%대이던 현역 판정 비율이 최근 90%를 상회하며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원이 많이 늘어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졌지만 군당국이나 부모님들의 관심으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차원에서 장병의 인권이나 군법 교육과 군내 고충처리 제도 강화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군은 지난해 윤일병 사망사건 이후 병영문화 혁신 정책을 추진하며 양성 보수교육(1~6시간)과 격오지 독서카페 설립, 감사나눔 운동(1일 1가지 선행, 1달에 양서 2권 읽기, 1일 5가지 감사)을 펼쳐왔다. 특히 군내 상담 전화인 국방헬프콜 상담사를 늘려 2014년 1만 7259명이었던 이용자가 지난해엔 4만 360명으로 234%나 증가했다.

무엇보다 병영소통 활성화와 기강 확립이 주효했다는 게 국방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당국자는 "부대의 밴드 등 SNS를 통한 부대와 부모간 소통이 늘었다"며 "올해에도 병영문화 혁신의 가시적인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