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 꿈 키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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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을 배워 돈 많이 벌어서 결혼하고 행복하게 잘 살 겁니다."

장애인들이 세상 사람들의 편견을 뛰어넘어 삶의 보람, 일하는 즐거움을 배우는 곳, 정신지체 장애인 37명의 일터 동천모자(서울 노원구 하계동)에는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대길(26.정신지체 3급)씨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 이번에 새 기계를 후원받게 돼 헌 기계는 미싱을 배우려는 장애인 직원들에게 교육용으로 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헌 기계는 고장이 자주 나 제품을 생산하기도 빠듯했던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이씨는 "모자 창과 머리 부분을 잇는 고급 미싱 기술을 배워 부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롯데복지재단은지난 26일 동천모자에 자동 사절 제봉기(모자 창과 머리부분을 연결하는 기계)와 전자 제도식 바텍 제봉기(모자 머리부분에 환풍구멍을 뚫는 기계) 2대씩을 기증했다. 이날 동천모자를 포함, 경기도 고양시 '애덕의 집', 광주광역시 '씨튼 재활원', 부산광역시 '영광 직업 재활원' 등 4곳의 모범장애인 자활시설에 총 7천6백여만원 상당의 생산 기자재를 지원했다.

동천모자 성선경(成善慶.63)대표는 "정신지체 장애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홀로 설 수 있는 평생 일터"라며 "롯데 재단의 후원으로 작업 능률, 제품의 질, 생산 속도 등이 모두 향상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4년 전부터 생산적 활동을 하는 복지시설에 대해 기자재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 롯데복지재단의 노신영(盧信永.73)이사장은 "4년 동안의 결실이 차차 나타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면서 "동천모자와 같은 장애인 자활 시설에 대한 꾸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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