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직장인 차모(39)씨는 최근 크리스마스를 맞아 친인척들과 집에서 식사를 했다.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면서 음식물 쓰레기도 평소의 배가 나왔다.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구하기 힘들었다. 집 앞 수퍼마켓에선 “모두 팔렸다”는 말을 들었다. 인근 편의점은 물론 옆 단지 마트까지 찾아갔지만 음식물 쓰레기 봉투는 없었다.
최대 93.5% 오르기 전 사재기
며칠 사이에 인천 송도 국제도시의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동이 났다. 오는 31일부터 쓰레기 봉투 가격이 최대 93.5% 오르면서 일부 주민들이 사재기를 했기 때문이다.
2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수구에 따르면 기존 인천경제청이 담당하던 송도국제도시의 생활폐기물·하수도·공원·녹지·옥외광고물·도로 관리 업무가 오는 31일부터 연수구로 이관된다. 연수구는 이 중 생활폐기물 관련 업무의 후속 조치로 음식물 쓰레기 봉투 가격을 올렸다. 70원이던 2L 봉투는 120원으로, 3L는 100원에서 180원으로 올렸다. 5L 봉투(160원)는 300원으로 87.5% 올렸고 10L는 기존 310원에서 600원으로 93.5%나 인상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기존 연수구민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 분담률이 40% 이상인데 송도국제도시는 주민분담률이 20%밖에 안 됐다”며 “다른 주민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평소엔 한 사람이 10매 정도씩 사가던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가격인상 말이 돌면서 30~40매씩 팔렸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