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맛' 불황현장 3제] 개인 사업 "창업 기다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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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는 Y본부장.

그는 수년간 전통음식을 연구한 끝에 프랜차이즈로 개발해 올 초부터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중앙 일간지에 광고를 내자 이 사업을 해보겠다는 사람의 전화가 빗발쳤다.

조기 퇴직한 직장인.실업자.주부 등 문의 전화를 건 사람들의 계층도 다양했다. 그가 직접 사업을 상담한 숫자만도 1백50건에 이르렀다.

Y본부장은 "현재 우리 사회에 실업 상태인 채 어떤 장사라도 해보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프랜차이즈 사업 상담을 해준 사람 가운데 실제로 계약한 투자자는 겨우 한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을 하러와서 하는 말이 천편일률적으로 너무 똑같아 깜짝 놀랐다는 얘기다.

"사업을 당장 하고 싶은데 주변 사람들이 말려서 못하겠습니다. 사업을 하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경제가 살아나는 것을 보고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충고합니다."

그는 소액 투자자들이 녹음기를 튼 듯 똑같이 하는 말을 듣고 현재의 불황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춘돈 한국프랜차이즈시스템학회 회장은 "프랜차이즈는 불황 때 고용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최근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향후 우리 경제를 너무 어둡게 보고 있어 일어나는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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