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 '폐기물 해양투기국' 제일 늦게 졸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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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한국이 육상폐기물을 바다에 버린다는 불명예를 벗어나게 됐다. 육지에서 나온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것이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금지된다. 한국은 해양투기방지 협약인 런던협약에 가입한 87개국 중 하나다. 일본이 2007년에 중단하고 중국도 이미 해양투기를 중단했지만 한국은 올해까지 폐기물을 바다에 버린 나라로는 가입국 중 유일했다.

내년부터 해양배출 전면 금지
런던협약 가입 87개국 중 제일 늦어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1980년대 후반 시작된 육상폐기물의 해양배출을 2016년 1월1일부터 전면 금지하고 모두 육상처리로 전환한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은 지난 1993년과 2009년에 각각 가입한 런던협약과 런던의정서에 따라 2006년 이후로 폐기물의 해양배출을 단계적으로 금지해왔다. 산업폐기물은 2006년, 하수오니(찌꺼기)·가축분뇨는 2012년, 분뇨오니는 2013년, 산업폐수와 폐수오니는 2014년부터 해양배출을 금지했다. 다만 해수부로부터 인정 받은 업체 337곳에 대해선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산업폐수와 폐수오니의 해양배출을 허용했다. 폐수오니란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른 폐수 배출공정이나 수질오염방지시설에서 발생된 찌거기(汚泥)를 탈수하는 과정에서 나온 고형물을 일컫는다.

환경부는 "이들 업체도 지난 8일로 육상처리 전환이 모두 끝나 내년부터 해양배출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간 한국은 폐기물의 육상처리 시설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처리비용이 저렴한 이유로 폐기물을 해양에 버려왔다. 1991년에 129만t이던 해양배출량은 2005년엔 993만t에 이르기도 했다. 런던협약 가입국 대부분은 해양배출의 주체가 정부여서 배출 중단이 상대적으로 쉬웠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폐기물을 바다에 버려오눈 바람에 전면 중단에 이르기까지 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2006년 해양배출 제로화 추진계획을 세워 전면 중단을 준비해왔다. 폐수오니의 경우 올해 937만t이 발생해 이중 920만t은 재활용·매립·소각 등 방법으로 육상에서 처리하고, 나머지 17만t은 바다에 버렸다.

환경부 김영우 폐자원관리과장은 "해양배출업체가 육상처리로 전환한 만큼 육상처리 과정에서 부적정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 황의선 해양보전과장은 "10년의 준비 끝에 한국이 '폐기물 해양투기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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