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영 펭귄클래식 포함돼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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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글소설인 허균의 『홍길동전』이 영국의 전통 있는 문학 선집인 '펭귄 클래식' 시리즈에 포함돼 내년 23월 영역돼 출간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허균의 『홍길동전』은 강민수(48) 미국 미주리 주립대 세인트루이스 캠퍼스 역사학과 교수가 번역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한국을 떠나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뉴질랜드·이란 등지에서 성장한 강 교수는 『홍길동전』의 여러 판본 중 길이가 가장 긴 필사본 전체, 89장을 영어로 번역해 미국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가 펴내는 영문 문예지 '아젤리아'(AZALEA) 2013년호에 실었다. 이게 계기가 돼 펭귄 클래식으로 출간하게 된 것.

한국에서 군복무를 한 강 교수는 뒤늦게 한국어를 배웠고, 대학시절부터 『홍길동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미주리대 교수로 채용된 뒤 본격 번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수는 특히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홍길동전』이 사회개혁적인 내용을 담은 진보적인 소설이 아니라 재미 있고, 월등하게 잘 쓴 대중소설이라고 발언했다. 통념대로 홍길동이 봉건사회에 저항한 혁명가였고, 부자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준 의적의 면모는 소설의 초점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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