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친구야~"…동창생 명의 빌려 휴대전화 개통하고 팔아넘긴 일당

중앙일보

입력

중·고교 동창 등에게 이름을 빌려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중고로 처분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23일 사기 등의 혐의로 정모(22)씨와 이모(19)씨를 구속하고 휴대전화 명의자를 모집한 원모(1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넘긴 휴대전화를 처분한 고모(37)씨도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 등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중·고교 동창과 친목 단체 회원 등 81명의 명의를 빌려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팔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휴대전화를 팔아 챙긴 돈만 8000여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일을 하는데 개통실적이 필요하다"며 동창 등을 속였다.

휴대전화는 통화품질이나 기기 이상 등 문제가 있을 때만 반납·해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씨 등은 동창회 모임 등을 통해 만난 이들에게 "휴대전화를 개통만 한 뒤 바로 해지하면 된다. 대당 5만원을 사례금으로 주겠다"며 가입을 권유했다. 이후 "해지해 주겠다"고 휴대전화만 챙겨 팔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도와달라"는 동창의 말에 속아 거절하지 못했다. 일부는 4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400만원의 빚을 떠안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연말을 맞아 동창회나 친목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런 관계를 이용한 범행이 늘 수 있으니 동창이나 친목단체 회원 간에 금전·물품 거래를 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