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타이거 우즈, "내년 부상 없이 복귀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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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미국)가 마흔살 생일(12월30일)과 연말을 앞두고 투어 20년을 복기하고 미래의 희망을 얘기하는 글을 썼다. 23일(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썼다. 다음은 요약.

1996년 프로가 됐으니 20년이고 매우 빨리 갔다. 140년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5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20년 투어 생활 중 의미 있는 것은 첫 메이저 우승인 97년 마스터스, 4연속 메이저 우승, 142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이다. 컨디션이 나쁜 날도 있었고 좋은 날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해냈다.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예전과 지금 투어가 달라진 것은 선수들이 피트니스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요즘 선수들은 트레이너와 스포츠 심리학자와 함께 다닌다.

기술도 다르다. 96년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나와 연장전에서 겨룬 데이비스 러브 3세는 당시 43인치의 퍼시먼(감나무) 드라이버를 썼다. 요즘은 460cc헤드의 45인치 샤프트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 선수들은 선수 생활 내내 장비가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용품사들이 선수에게 2년에 한 번씩 드라이버를 바꾸라고 한다.

올해는 몸 때문에 어려운 해였다. 스윙을 교정하느라 올 초 지독히 나빴다. 쇼트게임 부진 때문에 쉬다가 복귀하는 대회가 마스터스였는데 쇼트게임이 가장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17등을 한 것은 잘 한 것이다. 화가 나는 것은 일 년 내내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술을 두 번 해야 했고 이후 롤러코스터의 추락 같은 것을 경험했다.

2016년 가장 기대하는 것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통증 없이 돌아가고 싶다. 내년 라이더컵에 선수로 뛰고 싶다. 동시에 바이스 캡틴이 된 것도 기쁘다. 새롭고 특별한 일이다. 1999년 브루클라인에서 열린 라이더컵에서 러브 3세와 함께 뛸 때 이렇게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지만 이제 리더십을 담당해야 할 때가 됐다.

마흔살이 되는 기분이 어떠냐고 친구들이 묻는다. 정신적으로는 다섯 살 같다. 육체적으로는 늙었다고도 생각되고 십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골프가 멋지고 좋은 이유는 내적인 투쟁 때문이다. 볼은 움직이지 않고 나를 보면서 비웃기만 한다. 그 공을 네 번에 400야드 움직여야 한다. 스포츠 중에서 정신적으로 가장 어려운 것이 골프라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 분명히 더 힘든 스포츠가 있지만 골프에서의 멘탈은 매우 어렵다. 기본적으로 몸을 쓰는 체스 경기다. 새로 낸 레스토랑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분이 좋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는 립아이 스테이크이며 일주일에 여섯 번 간다. 영화 스타워즈를 보고 싶다. 어릴 때 방에 스타워즈 벽지를 붙이는 등 광팬이었다. 아이들도 좋아한다.

내년은 타이거 우즈 재단 창립 20주년이다. 13만5000명이 러닝 센터에서 배웠다. (아버지 이름을 딴) 얼 우즈 장학생은 131명이다. 미국에 연 첫 골프장인 블루잭 내셔널이 부분 개장해 기쁘며 내년 완전 개장이 기대된다.

앞으로 5년, 10년 동안 뭘 할 것인가. 최고 수준에서 골프를 하고 우승과 메이저 우승을 할 것으로 본다. 나의 재단이 전 세계로 퍼지기를 빈다. 내가 인생을 마칠 때쯤 내 재단이 도운 사람이 100만 명이 아니라 10억 명이었으면 좋겠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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