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번 타자 김현수도 MLB 갔는데 4번 타자 이대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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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국가대표팀 3번타자 김현수(27)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계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4번타자 이대호(33)의 메이저리그(MLB) 진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대호는 미국 진출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렸던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했다. 윈터미팅은 30개 MLB 구단 관계자들과 에이전트, 선수가 모이는 자리다. 구단간의 선수 거래는 물론 자유계약선수(FA)들의 이적이 논의된다. 지난 13일 돌아온 이대호는 "4개 구단 단장과 만났다. 연락이 온 팀은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대호의 매니지먼트사인 몬티스 스포츠는 앨버트 푸홀스가 고객으로 있는 거대 에이전시 MVP그룹과 손을 잡았다.

미국행의 관건은 역시 연봉이다. 이대호와 똑같은 1루수인 박병호(29)에게 미네소타가 투자한 금액은 2485만 달러(약 290억원)다. 포스팅(1285만 달러)과 연봉(4년 1200만 달러)을 합친 것으로 연평균 투자금액은 약 620만 달러다. 이대호보다 6살 어린 데다 외야수라는 이점이 있는 김현수(27)도 2년 700만 달러를 제시받았다. 이대호의 연봉도 두 선수가 받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받았던 5억엔(약 48억원)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25%)보다 높은 미국(약 40%)의 세율도 부담스럽다. '돈'을 포기해야 '꿈'을 잡을 수 있는 모양새다.

일단 이대호는 장기전을 택했다. 이대호는 "1월까지 갈 것으로 본다. 여유있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미국 FA 시장은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예년과 달리 윈터미팅이 끝났는 데도 계약 소식이 드물다. 올해 홈런왕에 오른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29)는 물론 저스틴 모노(34)도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못했다. 마이크 나폴리가 클리블랜드와 계약(1년 700만 달러)한 게 가장 큰 뉴스였다. 이대호의 매니지먼트사 몬티스 스포츠 관계자는 "대형 FA 선수들의 계약이 완료되려면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일단 이대호는 내년 1월 4일 개인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간다"고 말했다.

미국행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대호는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 유력하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가 MLB에 가지 않는다면 반드시 잡겠단 뜻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2014년 입단 당시 '2년+1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같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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