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올해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규모 사상 최대 기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사상 최대인 4조6000억 달러(약 5400조원)를 기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톰슨로이터 집계를 인용해 세계 M&A 규모가 이전 최대치인 2007년의 4조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경기침체와 유가 하락, 산업 간 융·복합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으로 빠르게 시장이 재편되는 제약업과 유가하락으로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에너지·석유화학 기업들이 초대형 거래를 주도했다.

올해 사상 최대 M&A를 성사시킨 회사는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다. 2014년 매출 기준으로 스위스 노바티스에 이은 세계 2위 제약업체인 화이자는 보톡스 제조사인 엘러간을 1486억 달러(역 174조3800억원)에 인수하며 단번에 선두로 올라섰다.

주류 시장에선 압도적인 1위 회사가 탄생했다. 버드와이저와 코로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업체인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주인공이다. AB인베브는 세계 2위 맥주사인 영국 사브(SB)밀러를 1056억 달러(약 123조9700억원)에 사들이며 시장 30%를 장악한 공룡기업이 됐다.

에너지·석유화학 업계에선 로열더치셸이 천연가스·원유회사인 영국 BG그룹을 인수했고 미국 다우케미칼이 뒤퐁과 1대1 합병 방식으로 몸을 합쳤다. IT(정보기술) 분야에선 PC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던 델이 스토리지업체인 EMC를 사들였다.

2016년에도 M&A 시장이 활황을 겪게 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데다 파리 연쇄테러와 같은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크리스 벤트레스카 JP모간 M&A부문 글로벌 공동대표는 "지난해부터 주가 하락과 실적부진 압박을 겪는 원자재 분야 기업들이 방어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