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 능력 뛰어난 김현수와 계약한 볼티모어, 홈 구장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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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홈페이지는 17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김현수의 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김현수가 한국 프로야구 통산 타율 0.318, 출루율 0.406을 기록했다. 올해 101개의 볼넷을 얻으면서 삼진은 63개만 당했다. 선구안이 좋다”고 소개했다. 볼티모어는 올 시즌 팀 출루율이 0.307로 30개 구단 가운데 24위에 그쳤다. 삼진은 1331개(3위)를 당했고, 볼넷은 418개(28위)를 얻었다. 김현수의 뛰어난 출루 능력을 볼티모어가 눈여겨 본 것이다.

볼티모어의 홈 구장인 캠든야즈는 서울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5m)보다 작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올 시즌 홈런 파크팩터는 1.415(1보다 높으면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로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인 쿠어스필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올시즌 홈런 수는 222개로 가장 많았다. 특히 좌측(102m)보다 우측(97m) 담장이 짧아 왼손 타자인 김현수에게는 유리한 조건이다.

주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도 김현수에겐 희소식이다. 김현수의 주포지션은 외야수(좌익수)다. 볼티모어는 현재 외야진이 부족한 상태다. 주전 좌익수 스티브 피어스(32)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디트로이트행이 유력하다. 우익수로 나섰던 헤라르도 파라(28)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또 팀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오른손 타자라 왼손타자 김현수가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아직 볼티모어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김현수는 2년 700만달러(82억5000만원), 연 평균 350만달러(41억원)를 받을 전망이다. 지난 2일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한 박병호(29)보다 많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4년간 보장 금액 1200만 달러(연평균 300만달러, 35억원)에 계약했다. 미네소타는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면서 박병호의 원소속구단 넥센에 이적료로 1250만달러(147억원)를 지불한 반면 김현수는 FA 자격으로 이적료가 없다. 짧은 계약기간도 괜찮다. 2년 동안 자신의 기량을 선보인 뒤 다시 FA 자격을 얻어 대형 계약을 노릴 수 있다.

김현수는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18일과 19일에 걸쳐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에이전트와 구단이 계약 내용에 합의한 만큼 김현수가 직접 서명하는 일만 남았다. 김현수가 볼티모어에 입단하게 되면 내년 4월 5일(현지시간) 캠든야즈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상대는 박병호의 미네소타 트윈스다. 두 선수는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시범경기에서 네 차례 만나 전초전을 치르고 개막전에서 만난다.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3시 5분으로 한국 시간 6일 새벽 5시 5분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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