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는 정치파업 使는 위기 과장"

권기홍(權奇洪.사진)노동부장관이 지난 26일 밤 'MBC 1백분 토론'에 출연해 노사 대표 모두와 설전을 벌였다. 양측으로부터 비난도 받았다.

權장관은 먼저 노동계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다.

"지금 노동계가 예고한 파업은 모두 정치파업이다. 임금이나 단체협상을 얘기하지 않고 경제자유특구법 등 사용자가 결정할 수 없는 정부 정책에 대한 것을 내걸고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정치 집회를 하면 될 것을 파업으로 해결하려 하느냐. 이는 모두 불법 파업이다."

權장관은 그동안 노동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쪽에 무게를 뒀었다. 그러던 權장관의 이날 발언은 참석했던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과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에겐 적잖은 충격이었던 셈이다.

양대 노총 위원장은 당장 "정책이 노동자의 삶과 직결된 것인데 이를 무조건 불법 파업으로 몰면 노동자만 일방적으로 희생하라는 소리냐"고 맞섰다.

이에 대해 權장관은 "정당한 주장까지 불법파업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매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앞으로도 불법 행위는 법으로 다스리되 주장을 끝까지 듣고 대화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權장관은 이어 "경영계가 언론을 통해 파업을 너무 부각시키고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우리도 해외로 나간다'고 하면 외국투자가인들 누가 투자하겠는가"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조남홍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실제로 외국인은 한국의 노사문제를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며 "당장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도 이를 문제삼고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權장관이 노조 측에 쓴소리를 한 데 대해 일각에선 "장관이 중심을 잡아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아직 현실인식이 약하고 편향돼 있다"는 지적은 이날도 여전히 따라다녔다.

김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