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박 대통령 언급한 일베글, 내가 쓴 것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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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근혜가 대통령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 (…) 나이 환갑진갑 다 지난 할매지만 한번 안아보고 싶을 정도로 품행이 반듯하다. (…)"

지난 10월 27일 인터넷사이트 일간베스트에 '조정래'라는 이름으로 처음 게시된 글이다. 소설 『태백산맥』과 『정글만리』를 쓴 조정래 작가는 자신이 쓴 것으로 오해된 채 퍼져나가고 있는 이 글에 대해 16일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이 글의 작성자와 유포자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출판사 해냄을 통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정래 작가는 "현직 대통령이 여자라는 점을 이용한 성적 발언으로 작가를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으며, 국가권력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으로 개헌 및 정권연장을 언급함으로써 작가의 정치적 입장을 제멋대로 왜곡하고, 심지어는 비문과 오문 등으로 작가로서의 기본적인 수준과 능력마저 손상시켜 그 위상을 추락시키려는 의도로 작성된 이러한 글의 유포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조 작가와 해냄 출판사는 앞으로 이 글의 최초 작성자뿐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 등에 옮겨 게시하고 있는 네티즌 및 카카오톡 메시지 유포자 등 작가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이들에 대해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앞서 조 작가는 한 일간지에 직접 자신이 손글씨로 쓴 편지를 게재해 이 글이 자신이 쓴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독자들이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이 글을 접하고 사실 여부를 거듭 확인해 와, 한 개인으로서만이 아닌 시대와 사회의 문제를 작품에 담아온 작가로서 더 이상 대중의 혼란과 오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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