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선 '한의사 한국어 시험', 5% 유지 못하면 퇴출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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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한의사 한국어 시험이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어 시험 응시자 수가 급감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주한의사위원회(CAB)가 최근 발표한 지난 8월 가주한의사면허시험(CALE) 결과에 따르면, 응시자 428명 가운데 한국어 시험자는 58명으로 13.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중국어 시험자도 70명으로 집계돼 전체 응시자의 16.4%에 불과했다. 반면 영어권 응시자는 숫자로는 300명, 비율로는 70.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한국어와 중국어 응시자를 모두 합해도 겨우 30%만 차지할 뿐이다.

2년 전인 2013년 8월 시험 결과만 해도 전체 응시자 472명 가운데 영어시험을 택한 사람은 262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55.5%에 그쳤다. 당시 한국어 응시자는 20.8%에 해당하는 98명, 중국어 응시자는 23.7%인 112명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인 한의사업계 일각에서는 짧으면 5년 뒤에는 가주 한의사 한국어 시험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의사는 "1세대 응시자는 줄고 영어권 학생이 늘면서 벌어진 현상인 것 같다"고 분석하고 "한국어 시험 응시자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어 한의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응시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가주 한의사 규정에 따르면 해당 언어권 응시자 수가 전체 언어권의 최소 5% 이상을 유지해야 해당 언어 시험을 시행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어와 베트남어 시험도 이 기준 때문에 폐지됐다.

각 언어권 합격률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영어 시험은 응시자 300명 가운데 160명이 통과해 53%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한국어는 58명 중 32명, 중국어는 70명 중 38명이 합격해 각각 55%와 54%의 합격률을 보였다.

언어와 상관없이 첫 응시자의 평균 합격률은 69%, 재응시자의 평균 합격률은 33%로 나타났다.

첫 응시생이 최소 10명 이상인 한의대는 모두 9개 학교가 있었고 숫자로는 사우스베일로 한의대가 45명으로 가장 많았다.

합격률은 60%를 기록했다. 합격률 1위는 13명이 응시해 12명이 합격, 92%의 합격률을 보인 TCM 요산대학이 차지했다. 동국대 LA캠퍼스는 13명이 도전해 8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62%이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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