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청와대 참모 15분간 질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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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잇따른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해이 사태에 대해 질책을 했다. 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15분 동안이나 이에 대한 언급을 했다. "시종 무거운 표정이었다"고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이 전했다.

盧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의 공용헬기를 이용한 가족동반 시찰 및 국정원 간부 사진 유출과 관련해 핵심 비서관 세명과 전속 사진사를 경질한 데 대해 "불행한 일이며 가혹하지 않았나 마음의 부담도 많았다"고 했다.

盧대통령은 그러나 "이런 문제는 전후사정을 모르는 국민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공직자들의 기강을 앞장서서 관리해야 할 위치에 있는 만큼 엄정하게 처리했다"며 "친소관계를 떠나 과오가 있다면 앞으로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盧대통령은 특히 가족동반 공용헬기 이용과 관련, 자신의 경험까지 언급하며 잘못을 지적했다. "해양부 장관 시절 강원도 시찰을 가기로 했는데 소방헬기를 제공하겠다는 연락이 왔으나 거부했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민정수석도 민원 해결차 전남 보길도에 가는 길에 전남도의 공용헬기를 사용하지 않고 배로 갔다"는 얘기도 꺼냈다. 공사(公私)구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관리 책임이 있는 이정우(李廷雨) 정책실장도 당초 사의를 표명했으나 반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국정원 간부 사진 유출.공개와 관련, 박정삼(朴丁三) 2차장에게 경위서를 제출토록 하고 관련 간부 3명에 대해 견책 및 원장 경고조치를 했다. 청와대에선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에게 '대통령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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