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법시험 존치·폐지파 힘겨루기 지속…양측 비방 성명, 위력 시위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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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발표 이후 사시 존치파와 폐지파 간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양측의 입장을 담은 성명 발표가 잇따르고 있고, 위력 시위 등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참여한 법전원 교수협의회는 9일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교수협은 “사법시험 주관기관에 불과한 법무부가 사시 폐지를 유예하는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태의 배경에는 대한변호사협회를 비롯한 기성 법조 집단의 부적절한 행태가 자리잡고 있다”며 “변협의 사시 존치 주장은 로스쿨에 대한 중상모략에 가까운 비난”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 소속 로스쿨 변호사 120여명은 이날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 앞에서 하창우 대한변협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정욱 한법협 회장은 “하 회장은 취임 직후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지만 사시 존치를 위해 관악구에 입법 로비 전진 기지를 만드는 등 그 중립성을 위반했다”며 “사법개혁을 망치고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탄압하는 하 회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사시 존치를 찬성하는 일부는 ‘공정한 희망의 사다리, 사시 폐지하려는 로스쿨을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고 맞불 시위를 벌였다.

사시를 준비 중인 대학생들은 1인 시위를 재개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보도자료에서 “법무부의 사법시험 4년 유예 방안이 발표됐음에도 국회는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 앞 1인 릴레이 시위 계획을 밝혔다. 이날 1인 시위를 시작한 한정훈씨는 “로스쿨 학생들은 학사 일정을 거부해도 손해를 보지 않지만 우리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1차 시험이 불과 82일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시 폐지에 반대하는 전국대학생연합은 서울 서초동 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스쿨) 교수들이 재직 중인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로사부일체(Law師父一體)’의혹이 있다”며 입학 자료 정보공개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정보공개를 요구한 로스쿨은 고려대, 건국대, 경희대, 한양대, 부산대, 동아대, 전남대 등 7곳이다.

대학생연합은 “국민들과 흙수저 대학생들은 서류심사와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는 로스쿨 입학 과정에서 아버지가 로스쿨 교수로 있는 해당 로스쿨에 지원한 자녀들이 특혜를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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