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의 노동정책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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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배로(경제학.사진) 하버드대 교수는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위험 중의 하나는 새 정부가 시장경제 원리에서 벗어나 친(親)노조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며,이는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배로 교수는 특히 "대통령의 발언이 상대방과 상황에 따라 수시로 달라진다면 신뢰성과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다"며 "외국 투자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항상 주시한다"고 말했다.

매년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손꼽히는 배로 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특별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부가 친노조 정책을 펴게 되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기존 노조원들이 신규인력의 시장 진입을 막아 젊은층의 실업률 증가, 생산성 저하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는 과거 성장보다 복지에 치중했다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독일 등 유럽국가에서 나타났던 현상이며 한국이 뒤늦게 이를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의 기업 개혁에 대해 "투명성 확보, 지배구조 개선도 필수적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반(反)재벌 성향으로 흘러서는 안되며 기업 개혁의 초점은 투자와 혁신, 생산성 증가에 맞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배로 교수는 국공립 위주의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대학은 물론 초등.중등교육에도 우수한 사립학교를 대거 육성해 국공립 학교들과 경쟁시키면서 인재를 효율적으로 길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로 교수는 최근 비즈니스위크지에 '한국의 기적이 계속되려면'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주장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대에서 강의를 맡았을 정도로 한국경제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크며, 이달 말 새 정부의 국제경제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

보스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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