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73호 홈런공 때문에 '쪽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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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도 못 건졌네.

2년 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시즌 73호 홈런공을 잡아 '대박'의 꿈에 부풀었던 2명의 야구팬이 오히려 '쪽박'을 차게 됐다.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던 이 73호 홈런공은 최근 경매에 붙여져 45만달러(약 5억4천만원)에 팔렸다.

그런데 쪽박이라니.

이 홈런공은 법적 소송까지 갔던 물건이다. 알렉산더 포포브란 관중이 먼저 공을 잡았으나 사람들에게 떼밀려 공을 놓치는 바람에 주변에 있던 패트릭 하야시가 공을 주운 것이다.

두 사람은 소유권을 놓고 법적 공방을 펼쳤고, 지난해 12월 법원은 "샌프란시스코시가 공을 팔고, 돈은 두 사람이 반반씩 나누라"고 판결했다.

홈런공은 당초 1백만달러가 웃돌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45만달러에 팔리고 말았다. 이미 소송비로 수십만달러씩 써버린 두 사람은 1인당 22만5천달러를 손에 쥐어봤자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다.

공을 산 주인공은 만화 '스폰'의 작가로 유명한 토드 맥팔레인이다. 맥팔레인은 1999년 마크 맥과이어의 시즌 70호 홈런공도 2백70만달러(약 32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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